본문 바로가기

[블레이드 코드] Act.1-1장 말없는 소녀 - 4화 부스럭 부스럭 “하아… 젠장할” 그날 밤, 올리버는 잠들지 못하고 뒤척였다. 두 번째 달도 뜨지 않은 날이라서 잠들기 더할 나위 없이 좋았으나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았다. “왜, 뭣 때문에 못 잠드는 건데. 왜…” 답답함에 혼잣말을 중얼거렸지만 사실 소년은 질문의 답을 이미 알고 있었다. ‘그래서는 안 됐어. 아니, 아니야. 헛된 기대를 품어 봤자…’ 밤은 점점 더 깊어 가는데 소년의 머릿속은 오만가지 생각이 더욱 가득차기 시작했다. 의미 없는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끝없이 이어졌다. ‘만약 쫓아버리지 않았다면…’ 소년은 이제는 절대로 벌어지지 않을 온갖 상황을 상상했다. 그것이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는데도 도무지 멈출 수가 없었다. “이제 제발 그만 좀…” 끝없이 이어진 질문과 ..
[블레이드 코드] Act.1-1장 말없는 소녀 - 3화 올리버는 눈을 의심했다. ‘소녀… 소녀가 있어.’ 오래 전에 버려진 이 황량한 도시에. 그것도 자연 재해뿐만이 아니라 세계가 멸망한 뒤 등장한 괴물들까지 득시글거리는 세상에서 소녀 혼자라니. ‘아니야. 잘못 봤겠지.’ 소년은 아직도 꿈을 꾸고 있는 것인가 싶어 고개를 세차게 흔들어 보았다. 하지만 여전히 소녀는 선명하게 보였다. ‘꿈이 아니야. 정말로 사람이…’ 소년은 눈을 비비고 이 납득되지 않는 상황을 자세히 살펴봤다. 버려진 의자 위에 앉아 있는 순백색 단발머리의 소녀. 나이는 10대 후반 정도 같았다. 다소 고생을 많이 했는지 피부가 거칠어 보였지만, 핏기가 느껴지지 않는 백옥 피부는 여전히 고왔다. 감은 두 눈 때문에 도드라진 속눈썹은 유별나게 길어서 그녀를 성숙해 보이게 했다. 소녀는 허리까지..
[블레이드 코드] Act.1-1장 말없는 소녀 - 2화 몇 일 전. F 섹터, 속칭 버려진 구역(Fallen Sector)의 어느 도시. 끔찍한 사막화가 덮쳐서 아무도 살지 않게 된 번화가. 그곳 사거리 중심에 소년 하나가 죽은 듯 누워있었다. “지직… 시민… 지직…” “으… 시끄러워…” “대피… 지지직… 서둘러…” 태양의 뜨거운 손길과 고장 난 홀로그램의 괴성을 견디지 못하고 소년은 눈을 떴다. 말라 비틀어진 몸과 극한의 건조함으로 푸석푸석해진 머릿결. 검은색이지만 모래 때문인지 고생 때문인지 회색에 가깝게 보이는 머리색. 거지꼴이나 다름없이 헤져버린 옷. 어디서나 볼 수 있을 것만 같은 외모에 다크 서클이 짙게 드리운 갈색 눈. 이 소년의 이름은 올리버였다. “하아… 이럴 줄 알았다니까.” 그의 얼굴은 실망감이 역력한 표정으로 한껏 일그러졌다. “역시나 ..
[블레이드 코드] Act.1-1장 말없는 소녀 - 1화 ‘…리버’ ‘…누구야?’ ‘일…나…올리버…’ ‘누가 날 부르는 거야? 아니, 됐어. 일어나고 싶지 않아. 그냥 이대로…’ ‘리버… 올…버… 올리버!’ “크윽!” 애타게 자신을 부르는 소리가 들리자, 소년은 눈물이 터져 나오는 듯한 기분이 들어 깜짝 놀라 눈을 번쩍 떴다. 그는 기억상실증에 걸린 듯 여기가 어딘지 혹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지 못했다. 그러자 문득 그는 두려운 마음이 들었다. 무엇이든 좋으니 살아 움직이는 것을 찾고자 했다. 그는 본능적으로 눈을 굴렸으나 시야는 마치 안개가 낀 것처럼 흐릿하기만 했다. ‘목소리… 그 목소리는 어디에…’ 자신을 불렀던 목소리. 그것의 음색이 익숙함 그 이상의 의미를 가졌다는 것을 깨달은 소년은, 필사적으로 그것의 행방을 찾으려 했다. “아악!” 그 순간 소년..
[특별편] 태양 제3시대 관련 콘텐츠 소개 시작하기 전에 '로한 그리고...'편을 마지막으로 길었던 반지의 제왕 역사 정리가 끝이 났습니다. 앞서 다른 특별편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이후 이야기는 워낙 원작품이 잘 되어 있으니 따로 정리하지는 않을 예정입니다. 사실 자세히 들여다보면 태양 제3시대 작품들에 이어지기까지 작은 사건들이 여럿 존재하지만 이 부분은 여러분을 위한 상상의 영역으로 남겨두고자 합니다. 이번 특별편에서는 태양 제3시대를 다루는 다양한 콘텐츠를 소개해드릴텐데, 태양 제3시대는 가장 자료가 많고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시대인만큼 관련 콘텐츠도 매우 많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그중에서도 필자가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과 최근에 만들어진 것 위주로 소개를 해드릴까 합니다. ※ 특별편1,2에서 다뤘던 실마릴리온과 끝나지 않은 이야기는 태양 제3..
4-4. 힘의 반지 : [태양 제3시대] 로한 그리고... ※ 알리는 글 ● 본 블로그의 반지의 제왕 역사 시리즈는 읽는 재미를 위해 원작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내용, 표현에 살을 붙이고 있습니다. 무너진 국경 시간을 잠시 뒤로 돌려서 카르돌란이 멸망하고 아르세다인이 건재하던 시기로 가보겠습니다. 이 시기에 남왕국 곤도르는 앙그마르와는 또 다른 악의 세력으로 인해 고통받고 있었습니다. 사우론을 추종하는 하라드인은 곤도르 남부의 움바르에 세워진 누메노르 시절 항구를 거점으로 하여, 육로와 해로를 통해 끊임없이 곤도르를 공격하여 영토를 빼앗으려 했습니다. 곤도르는 이들을 상대로 천 년이 넘도록 국경을 굳건하게 지켜왔으며 모르도르의 감시 역시 소홀히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곤도르의 힘이 약해지는 결정적인 사건이 발생했으니, 먼 동쪽에서부터 시작되어 로바니온과 곤도..
4-3. 힘의 반지 : [태양 제3시대] 북부의 몰락 ※ 알리는 글 ● 본 블로그의 반지의 제왕 역사 시리즈는 읽는 재미를 위해 원작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내용, 표현에 살을 붙이고 있습니다. 앙그마르 "자네, 그 소식 들었는가?" "무슨 소식?" "요즘 여러 사람들이 북쪽 산기슭에서 끔찍한 비명소리를 들었다는 것 말일세." "누가 또 오르크라도 마주쳤나 보지 그게 뭐 대수라고." "그게 아니야! 피해자의 비명이 아니라 귀신의 비명소리였다고 하더라니까!" 로바니온의 돌 굴두르에 강령술사가 자리 잡고 약 200년 후. 에리아도르는 여전히 아르세다인, 카르돌란, 루다우르 세 왕국의 영토 분쟁으로 평화로운 날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 혼란스러운 와중에 세간에는 불길한 소문이 떠돌았습니다. 얼마 전부터 에리아도르 북부 히사에글리르 인근에 오르크나 트롤 같은 위험..
4-2. 힘의 반지 : [태양 제3시대] 북부의 위기 ※ 알리는 글 ● 본 블로그의 반지의 제왕 역사 시리즈는 읽는 재미를 위해 원작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내용, 표현에 살을 붙이고 있습니다. 아르노르의 분열 창포벌판의 재앙으로 이실두르가 실종된 뒤, 북왕국 아르노르의 왕위는 최후의 동맹 전투에 따라가지 않고 임라드리스에 남아있었던 막내아들 발란딜의 몫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아르노르의 상황은 참담하기 그지 없었습니다. 남쪽의 거대한 악을 몰아내기 위해서 아르노르는 국력을 있는 힘껏 끌어모았었으며 모르도르의 불길은 그 대부분을 불태워버렸습니다. 아르노르의 국토는 곤도르에 비해서 훨씬 넓었지만 이 넓은 곳을 관리하기에 이제 두네다인과 인간의 숫자는 충분하지 않았으며 많은 땅이 버려진 채로 방치되기 시작했습니다. 간신히 유지되고 있던 왕국은 제7대 왕 에아렌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