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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 설정 방법론 1. 시작하기 전에 지금까지 몇 개의 프로젝트를 거치며 많은 주니어 및 신입 게임 설정 기획자 분들을 만나왔습니다. 특히 몇 년 전부터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서브컬처 캐릭터 수집형 게임이 대세를 이루다보니, 캐릭터 설정 기획자를 모집하는 회사와 지원자 모두 많아졌다는 것을 체감했습니다. 아직 이 장르가 두각을 나타내지 않았던 2018년 당시와 비교해보니 새삼 놀랍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주니어 및 신입 분들의 포트폴리오를 보고 있노라면 이런 생각이 자주 듭니다. "이 분도 포인트를 잘못 잡고 계시구나." "이 분도 개발자는 아니시구나." 포트폴리오를 보고 이 생각이 드는 순간 서류 탈락으로 진행하는데 10명 중 6명은 여기에 해당됩니다. 그리고 남은 4명 중에서 2명은 포트폴리오에서는 가능성이 보였지만 면..
내러티브와 신비감 : 정보의 제한 1. 시작하기 전에 저는 개인적으로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IP 중 디아블로를 매우 좋아합니다. 학창 시절 디아블로2 특유의 어두운 분위기에 매료되어 디아블로3와 임모탈, 디아블로4 역시 출시와 동시에 플레이 해보았습니다. 최근에 출시된 디아블로4는 여러 측면에서 1~2편의 느낌을 살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저 역시 게임 내러티브 부분이 디아블로2의 방식으로 많이 돌아왔다고 느꼈고 그 경험은 매우 괜찮았습니다. 그런데 디아블로3와 4를 비교해보자 오랜 기간 즐겼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그만두게 만들었던 부정적인 경험이 무엇인지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재미있게도 디아블로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모두 개발한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는 그 부정적인 경험이 무엇인지 깨달았는지, 디아블로4에서는 이 문제를 ..
서사의 재미 그리고 게임 1. 시작하기 전에 우리는 다양한 매체에서 수많은 서사를 경험하고 그것에 대해 재미에 대한 거짓 없는 평가를 내립니다. 우리가 콘텐츠의 서사를 보고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기준은 무엇일까요? 콘텐츠 제작자가 소비자에게 줄 수 있는 서사의 재미는 어떤 것일까요? 반 년 전쯤부터 이에 대한 의문을 가지게 되었고, 어느 정도 실마리를 찾았다고 생각하여 한번 정리해 보고자 합니다. 2. 서사의 재미 : 심리 그리고 감정 우리가 서사를 보고 재미있다고 느끼는 것은, 두뇌의 논리적 판단이 아닌 일차원적으로 느낀 것입니다. 실제로 느끼고 있지만 머리로는 잘 이해할 수도, 입으로 설명할 수도 없는 것이,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감정이나 심리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친구에게 슬픈 일이 생겨 슬퍼하다가 그가 그것을 ..
라이브 서비스 게임의 서사 1. 시작하기 전에 그랑사가를 개발하고 서비스하면서, 리니지2 레볼루션을 서비스할 때는 느끼지 못했던 게임 서사와 관련된 플레이어 피드백을 다수 받을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라이브 서비스 게임의 서사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던 한편, 블리자드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가 서사로 혹평을 받는 것을 보면서, 라이브 서비스 게임의 서사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분명한 것은 라이브 서비스 게임의 서사는 패키지 게임과는 명백히 다르다는 것인데, 지금부터 그것에 대한 생각을 한번 정리해보려 합니다. 2. 특징 오랜 역사를 이어온 패키지 게임. 이 게임 서사의 특징은 후속작이 예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면 완결된 서사로 게임이 출시되므로 이후에는 서사의 변동 여지가 없다는 것입니다. 즉,..
[고찰] 격전의 아제로스 서사의 실패 : 개선 2편 격전의 아제로스 서사의 실패 : 개선 2편바로크 사울팽by Dreamrugi 1. 시작하기 전에 이전 개선 편에서는 실바나스 윈드러너(이하 실바나스)라는 인물을 어떻게 해야 유저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그녀가 현재 어떤 상태인지와 가시의 전쟁에 숨겨진 내막을 알게 된 이 시점에 게임이 유저들에게 해야 하는 이야기는 무엇일까요? 바로 이 전쟁 뒤에 숨겨진 그녀의 의도를 드러내는 이야기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실질적으로 격전의 아제로스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냈어야 했는지 이야기하려 합니다. 이 개선안의 궁극적인 목적은 실바나스가 "호드는 아무것도 아니야!"라고 외쳤을 때 유저들이 "갑자기 무슨 소리야?"라고 당황해하는 것이 아니라 "드디어 정체를 ..
[고찰] 격전의 아제로스 서사의 실패 : 개선 1편 격전의 아제로스 서사의 실패 : 개선 1편실바나스 윈드러너 이해by Dreamrugi 1. 시작하기 전에 분석 편에서는 격전의 아제로스 서사가 왜 문제인지 살펴 보았습니다. 문제를 확인했는데 개선하지 않는다면 발전이 없겠지요. 이번 글에서는 어떻게 개선해야 하는지 그 방안을 제시해보고자 합니다. 모든 서사를 다 새로 쓰기에는 너무 거대한 작업이 되어 버리기도 하며 어둠땅이 아직 오픈하지 않은 현 시점에는 확인된 정보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분석 글에서 가장 큰 문제로 언급했던 실바나스 윈드러너(이하 실바나스)에 대한 이해와 그녀의 의도에 대한 부분만 다루겠습니다. ※ 주제나 소재가 아니라 스토리텔링 개선만 다루며, 제 개인적 관점에 따라 해석한 것이므로 사람에 따라 달리 해석될 수 있습니다. 실바나스라는 ..
[고찰] 격전의 아제로스 서사의 실패 : 분석 격전의 아제로스 서사의 실패 : 분석by Dreamrugi 1. 시작하기 전에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2018년에 출시된 격전의 아제로스까지 수많은 확장팩을 거쳐오면서 게임 내러티브 전달 방식이 계속 진화해왔습니다. 클래식, 대격변, 판다리아의 안개를 제외하면 모든 확장팩을 즐겨본 입장에서는 개인적으로 이번 격전의 아제로스 확장팩의 내러티브 전달 방식은 다방면에서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실제로 이전 확장팩들에 비해서 훨씬 많은 시네마틱 영상을 만들기도 했고 가장 큰 시나리오의 흐름을 전쟁 대장정이라는 별도의 콘텐츠로 제공하기도 했지요. 하지만 그럼에도 많은, 아니 거의 대다수의 플레이어들이 격전의 아제로스의 시나리오를 이렇게 부릅니다. 실패작이라고 말이죠. 저 역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연구] 사건의 표현 사건의 표현 by Dreamrugi 1. 시작하기 전에 프로젝트N에서 시나리오와 퀘스트를 기획할 일이 생기고, 또 최근에 서사학을 공부하면서 깨달은 매우 중요한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어쩌면 시나리오가 '게임에 적합하게 제작되었느냐'를 판단할 수 있을 사실이었죠. 서사가 어떤 이야기를 전달하려고 하건 간에 그것은 서사를 구성하고 있는 '사건'으로 되어 있을 것이며 콘텐츠 소비자는 그 사건(또는 사건에 포함된 인물, 사실 등)을 통해서 이야기를 이해하게 됩니다. 이것은 다르게 생각하면 사건 그 자체도 중요하지만 이것을 표현(혹은 전달)하는 방법도 매우 중요하다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표현되지 않으면 전달되지도 않을 것이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사건을 전달하기 위한 표현 방식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전통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