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컨셉팅과 설정 : 고증과 판타지 사이 1. 시작하기 전에 게임을 개발할 때 여러 프로젝트 및 사람과 비주얼 컨셉팅, 설정 기획을 하다 보면, 크게 두 가지 작업 방식을 만나게 됩니다. 하나는 고증이나 현실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방식이며, 다른 하나는 다소 현실과 동떨어지더라도 판타지에 집중하는 방식입니다. 게임이 이 두 가지 방향 중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는 개발팀의 성향에 따라 달라지는데, 이에 대한 생각이 서로 달라서 불화가 생기기도 합니다. 이 글에서는 팀원들이 생각을 맞출 수 있도록, 각 방식의 장단점 및 적용하는 방법에 대하여 정리해보았습니다. 2. 고증 기반 고증에 기반한 비주얼 컨셉팅, 설정 기획은 최대한 현실 세계에 기반하는 방식으로, 예를 들면, 캐릭터의 복식을 설정할 때, 실존하는 어느 문화권, 시대를 차용하고, 더 나..
트랜드의 변화 : 대중성과 난이도 1. 시작하기 전에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클래식 서버 런칭 당시, 본 서버와 클래식 서버 플레이어 사이에 분쟁이 있었습니다. 이 분쟁의 핵심 중 하나는 '난이도'에 대한 것으로, 클래식 서버는 몬스터 하나 처치도 신중해야 하며, 의도치 않게 몬스터 둘 이상과 전투가 벌어지면 패배하는 것이 거의 확정인 밸런스이지만, 본 서버는 다수 몬스터와의 전투가 일상입니다. 유튜버 김실장 채널에서 왜 와우가 현재와 같이 쉬운 게임으로 변했어야 했는지를 게이밍 트랜드의 변화와 함께 설명한 적이 있는데, 이것이 모바일 게임 트랜드와 게임 업계의 변화를 보여주는 중요한 지점이라는 생각을 하여 글로 정리해보았습니다. 2. 재미, 성취감 그리고 난이도 게임의 재미를 이야기할 때 대표적으로 언급되는 것이 바로 '성취감'입니다. ..
[고찰] 격전의 아제로스 서사의 실패 : 개선 2편 격전의 아제로스 서사의 실패 : 개선 2편바로크 사울팽by Dreamrugi 1. 시작하기 전에 이전 개선 편에서는 실바나스 윈드러너(이하 실바나스)라는 인물을 어떻게 해야 유저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그녀가 현재 어떤 상태인지와 가시의 전쟁에 숨겨진 내막을 알게 된 이 시점에 게임이 유저들에게 해야 하는 이야기는 무엇일까요? 바로 이 전쟁 뒤에 숨겨진 그녀의 의도를 드러내는 이야기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실질적으로 격전의 아제로스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냈어야 했는지 이야기하려 합니다. 이 개선안의 궁극적인 목적은 실바나스가 "호드는 아무것도 아니야!"라고 외쳤을 때 유저들이 "갑자기 무슨 소리야?"라고 당황해하는 것이 아니라 "드디어 정체를 ..
[고찰] 격전의 아제로스 서사의 실패 : 개선 1편 격전의 아제로스 서사의 실패 : 개선 1편실바나스 윈드러너 이해by Dreamrugi 1. 시작하기 전에 분석 편에서는 격전의 아제로스 서사가 왜 문제인지 살펴 보았습니다. 문제를 확인했는데 개선하지 않는다면 발전이 없겠지요. 이번 글에서는 어떻게 개선해야 하는지 그 방안을 제시해보고자 합니다. 모든 서사를 다 새로 쓰기에는 너무 거대한 작업이 되어 버리기도 하며 어둠땅이 아직 오픈하지 않은 현 시점에는 확인된 정보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분석 글에서 가장 큰 문제로 언급했던 실바나스 윈드러너(이하 실바나스)에 대한 이해와 그녀의 의도에 대한 부분만 다루겠습니다. ※ 주제나 소재가 아니라 스토리텔링 개선만 다루며, 제 개인적 관점에 따라 해석한 것이므로 사람에 따라 달리 해석될 수 있습니다. 실바나스라는 ..
[고찰] 격전의 아제로스 서사의 실패 : 분석 격전의 아제로스 서사의 실패 : 분석by Dreamrugi 1. 시작하기 전에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2018년에 출시된 격전의 아제로스까지 수많은 확장팩을 거쳐오면서 게임 내러티브 전달 방식이 계속 진화해왔습니다. 클래식, 대격변, 판다리아의 안개를 제외하면 모든 확장팩을 즐겨본 입장에서는 개인적으로 이번 격전의 아제로스 확장팩의 내러티브 전달 방식은 다방면에서 가장 뛰어나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실제로 이전 확장팩들에 비해서 훨씬 많은 시네마틱 영상을 만들기도 했고 가장 큰 시나리오의 흐름을 전쟁 대장정이라는 별도의 콘텐츠로 제공하기도 했지요. 하지만 그럼에도 많은, 아니 거의 대다수의 플레이어들이 격전의 아제로스의 시나리오를 이렇게 부릅니다. 실패작이라고 말이죠. 저 역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피쳐 크리프와 오컴의 면도날 1. 시작하기 전에 아이디어를 만들어내야 하는 기획 작업을 하다보면 필연적으로 벌어지는 상황들이 있는 그 중 쉽게 만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기능들이 끝없이 붙는 현상인 피쳐 크리프(Feature Creep)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 철학을 공부하기 시작하면서 이 현상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흥미로운 이론을 발견하였습니다. 오컴의 면도날(Occam's Razer)이라고 불리는 이 철학은, 어떤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계속 가정을 덧붙여야 한다면 그것은 거짓일 확률이 높다는 이론입니다. 모든 기획자들이 이 두 가지를 명심해두면 매우 유용할 것이란 생각이 들어 홀로 생각하고 있던 것을 글로 정리해보려 합니다. 2. 피쳐 크리프(Feature Creep)와 피쳐 퍼티그(Featrue Fatigue)..
[연구] 사건의 표현 사건의 표현 by Dreamrugi 1. 시작하기 전에 프로젝트N에서 시나리오와 퀘스트를 기획할 일이 생기고, 또 최근에 서사학을 공부하면서 깨달은 매우 중요한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어쩌면 시나리오가 '게임에 적합하게 제작되었느냐'를 판단할 수 있을 사실이었죠. 서사가 어떤 이야기를 전달하려고 하건 간에 그것은 서사를 구성하고 있는 '사건'으로 되어 있을 것이며 콘텐츠 소비자는 그 사건(또는 사건에 포함된 인물, 사실 등)을 통해서 이야기를 이해하게 됩니다. 이것은 다르게 생각하면 사건 그 자체도 중요하지만 이것을 표현(혹은 전달)하는 방법도 매우 중요하다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표현되지 않으면 전달되지도 않을 것이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사건을 전달하기 위한 표현 방식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전통적인..
[고찰] 무대로써의 레벨 무대로써의 레벨by dreamrugi 1. 시작하기 전에 리니지2 레볼루션을 개발하던 당시에는 시나리오 퀘스트의 상황에 따라 BGM을 전환하는 기능(물론 많은 버그를 가진)은 있었지만 레벨의 환경을 변화시키는 기능까지는 없었습니다. 그로 인해서 퀘스트의 시나리오와는 많이 동떨어진 분위기가 자주 연출되곤 했습니다. 대표적으로 예가 글루딘 가도에 처음 진입했을 때 언데드 해적들이 쳐들어오는 부분으로, 언데드가 거대한 배를 타고 항구를 습격한 음울하고 위급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레벨의 밝기는 몹시 밝아서 몹시 어색했습니다. 어둡고 비가 내리는 환경이었다면 더 극적으로 보였겠지요. 이때 당시에는 환경 값을 바꿔야겠다라는 인지까지는 하지 못하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내적으로도 MMORPG에서 환경값 변화까지 할 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