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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창고/게임 내러티브

내러티브와 신비감 : 정보의 제한

1. 시작하기 전에

  저는 개인적으로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IP 중 디아블로를 매우 좋아합니다. 학창 시절 디아블로2 특유의 어두운 분위기에 매료되어 디아블로3와 임모탈, 디아블로4 역시 출시와 동시에 플레이 해보았습니다. 

최근에 출시된 디아블로4는 여러 측면에서 1~2편의 느낌을 살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저 역시 게임 내러티브 부분이 디아블로2의 방식으로 많이 돌아왔다고 느꼈고 그 경험은 매우 괜찮았습니다. 그런데 디아블로3와 4를 비교해보자 오랜 기간 즐겼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그만두게 만들었던 부정적인 경험이 무엇인지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재미있게도 디아블로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모두 개발한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는 그 부정적인 경험이 무엇인지 깨달았는지, 디아블로4에서는 이 문제를 정확히 의식하고 해소하려고 했다고 느꼈습니다. 그 문제는 바로 신비감의 실종에 대한 것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디아블로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통해서 이 현상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 이 글에서는 디아블로 스토리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최신작 '디아블로 4'

 

 

2. 게임 내러티브의 발전

  우선 게임 내러티브 발전의 역사를 간단히 알아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봤을 때 디아블로3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가 안고 있는 문제는 이것과 연관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발전은 서사의 퀄러티에 대한 것이 아니라 내러티브(서사 담화), 다시 말해 서사의 표현 방식에 대한 발전을 의미합니다.

 

먼저 우리가 만나볼 것은 패키지 게임의 시대입니다. 이 시대 게임의 내러티브는 제1의 황금기라고 할만합니다. 다큐멘터리 Video Games the Movie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매력적인 캐릭터와 서사의 중요성을 깨달은 많은 회사들이 다량의 텍스트, 대화 연출, 애니메이션, 심지어 실제 배우를 써서 내러티브를 구성했고, 많은 게임이 극장 영화나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처럼 하나의 완결성 있는 잘 짜여진 스토리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인터넷이 폭발적으로 보급되고 게임 복제가 무분별하게 횡행하자 패키지 게임의 시대는 서서히 저물기 시작했습니다.

 

이 시기 즐겼던 영웅전설 트릴로지는 제 게임 인생에도 큰 영향을 남겼습니다.

 

온라인 게임의 시대가 시작되자 게임 내러티브에는 암흑기가 찾아왔습니다. 게임 속 모든 공간을 모든 플레이어가 공유하기 시작하자 게임 내러티브에는 수많은 제약이 생기기 시작했고 극단적으로 축소됐습니다. 공간을 공유한다는 것은 모두가 같은 경험을 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패키지 게임처럼 개개인에 맞는 스토리 진행이 불가능했습니다.

패키지 게임 시절의 경험을 기억하는 개발자들이 그런 환경에서도 서사를 담아보려고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주로 정액제 요금을 채택하고 있었던 온라인 게임은 플레이어를 지속적으로 게임에 붙잡아 놓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그런 부분에서 완결성이 있고 제작에 공수가 많이 들어가는 서사는 적합한 콘텐츠 모델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를 증명하듯 서사에 집중한 게임보다 리니지처럼 성장과 경쟁에 집중하는 게임이 흥행했습니다. 그리하여 결국 당대의 게임들은 스토리텔링을 포기하는 형태로 많이 움직였습니다.

하지만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요? 이런 분위기는 전세계에서 가장 큰 성공을 거두었다고 평가받는 어느 MMORPG가 혜성처럼 등장하면서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이 시기는 내러티브보다 도구를 펼쳐놓고 플레이어가 직접 놀게 만들었습니다. (샌드박스형)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가 내놓은 이 게임은, 기존 게임들의 장점들만 잘 골라서 모은 뒤 자신만의 색깔을 더해서 MMORPG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습니다.

게임 내 NPC가 스토리에 맞게 다양한 행동을 하는 연출을 도입하고, 인스턴스 월드를 도입하여 다른 사람의 영향을 받지 않고 플레이어 개인에 최적화된 경험을 제공했습니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이후로 등장한 MMORPG는 너도 나도 할 것 없이 이 게임의 구조를 차용했으며, 암흑기를 맞이했던 게임 내러티브는 다시 활기를 띄어 제2의 황금기를 맞이했습니다. 많은 온라인 게임이 자신들만의 세계, 서사를 구축하여 각종 연계 퀘스트, 인스턴스 월드, 시네마틱 컷신을 추가하여 게임 내러티브에 힘을 주었고, 이때 다시 많은 명작들이 탄생했습니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는 확장팩 단위로 새로운 서사와 콘텐츠를 제공했고 이제 서사는 완결성보다는 지속성이 더 중요해졌습니다. 마치 아이템 파밍이나 PVP가 서비스 종료까지 끊없이 계속되는 것처럼 서사도 그런 형태를 취하게 된 것입니다. 이런 라이브 서비스 게임의 서사 구조는 모바일 게임이 주 게임 플랫폼 중 하나로 자리 잡은 현재까지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갈수록 기술이 발전하고 더 좋은 시스템이 등장하자 거기에 발을 맞춰서 서사 역시 더 많은 내러티브 수단이 개발되기 시작했습니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는 전세계에서 1000만명 이상의 정액제 유저를 확보했습니다.

 

그런데 지속성과 수단의 발전이라는 두 가지 손을 잡자 게임 내러티브에 예상하지 못했던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습니다. 세계관에 신비감, 즉, 서사의 틈이 없어지기 시작한 것입니다.

도구가 발전하자 개발자는 전에는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게 됐습니다. 또한 콘텐츠 제작자는 본능적으로 자신의 작품에 대해서 하나라도 더 많이 알려주고 싶기 마련입니다. 그래서 개발자는 뛰어난 내러티브 도구를 이용해서 게임 세계관에 숨겨져 있던 비밀들을 적극적으로 플레이어에게 내놓기 시작했습니다. 바야흐로 과정보의 시대가 도래한 것입니다.

또한 개발자는 플레이어가 게임을 지속할 수 있도록 계속 새로운 이야깃거리와 탐험할 장소를 줘야 합니다. 그런데 신비감을 고려하지 않고 계속 탐험할 곳을 추가하다보니 어느새 세계를 넘어서 우주, 다른 행성, 이세계, 신들의 영역, 심지어 죽음의 영역과 시간선까지 넘나 들기 시작했습니다. 플레이어는 이제 게임 세계에서 신과 같은 전지전능한 존재가 됐고 세계에 대해 더는 궁금한 것이 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그리고 바로 이 상황이 바로 우리가 직면한 문제입니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신비는 실종된 지 오래됐습니다.

 

 

3. 정보 제한과 신비감

  신비감(정체를 알 수 없는 것에 대한 환상)은 상상 이상으로 중요합니다. 아이돌은 신비 컨셉을 유지하기 위해 원래 성격이 드러나지 않게 하기도 합니다. 우리는 사후 세계 혹은 신들의 세계가 정말 존재하는지 알 수 없습니다. 지구 바깥의 태양계와 우리 은하 너머에 무엇이 있고 그 끝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는지 알 수 없습니다. 바다속 영역의 반 이상은 탐험되지 않았고 심해는 끊임없이 사람들을 끌어들이고 있습니다. 이것들이 그렇게 우리를 유혹하는 이유는 바로 정보가 없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우리는 연인의 모든 것을 알게 되면 권태기를 느끼고는 합니다. 신비함을 느끼고 있던 아이돌의 실체를 알게 되면 환상이 깨져서 새로운 아이돌을 찾아나서기도 합니다. 이미 정복되어 버린 장소들은 더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점차 사람들의 기억 속에 잊혀집니다. 즉, 신비함이 없다는 것은 관심의 끝을 의미합니다.

 

이렇듯 신비감은 호기심을 지속적으로 유발해야 하는 콘텐츠 기획에서도 중요합니다. 따라서 콘텐츠 기획자는 의도적으로 정보를 제한하여 신비감을 견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서사에서 신비감의 역할을 수행할 것을 지정하고 소비자가 관심을 가지되 정체는 알 수 없도록 해야 합니다. 설령 제작자로써 정보를 제공하고 싶은 욕구가 생긴다고 해도 참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그것이 제작자, 콘텐츠, 소비자 모두를 위한 길이기 때문입니다.

 

마리아나 해구의 비밀이 모두 파헤쳐진다면 이곳은 점점 사람들에게 잊혀져 갈 것입니다.

 

 

4. 디아블로의 사례

  이제 디아블로를 살펴보겠습니다. 디아블로 2,4편과 3편은 이 신비감이라는 관점에서 게임 내러티브에 큰 차이가 있습니다.

 

디아블로 2는 어둠 방랑자와 노인 마리우스의 발자취를 뒤쫓는 형태로 전개됩니다. 이들의 행적은 마리우스의 고해성사와 어둠 방랑자의 흔적을 통해 제한적으로 전달됩니다. 모험 중 플레이어가 만나는 사람들은 누구도 지옥이나 천상, 천사와 악마에 대해서 정확히 알고 있지 않습니다. 그들은 그저 자신들이 겪은 기현상에 대해서 털어 놓을 뿐입니다. 심지어 호라드림 데커드 케인조차도 단서를 가져오면 확인해주는 정도의 역할을 합니다. 또한, 대천사 티리엘에 대해서는 누구도 그에 대해 그렇게 많은 정보를 알지 못하며, 그 역시 자세한 설명을 하기 보다는 사태가 급박하니 빨리 움직여야 한다는 것 위주의 현상을 언급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서 플레이어는 무엇인지 알 수 없는 엄청난 존재 때문에 세계가 위험하다는 것을 느낍니다. 그 존재가 구체적으로 얼마나 강력하며 무슨 수단을 썼는지 알 수는 없습니다. 정보의 결핍으로 생긴 이 빈 공간은 우리 스스로 무한한 공포와 신비감으로 채워넣습니다. 디아블로2가 음산한 공포감과 긴장감을 가질 수 있는 이유는 특유의 아트 뿐만이 아니라 이런 정보 결핍이 제 역할을 톡톡히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자매단의 거점인 수도원이 어떻게 무너졌는지는 유저의 상상으로 그려집니다.


반면에 디아블로 3과하게 친절한 내러티브를 보여줍니다. 게임 초반에 만나는 티리엘은 그는 어떻게 된 일인지 알려주겠다며 환상을 통해 눈 앞에 있는 것 같은 생생한 천상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 시점에서 디아블로 2에 있었던 천상에 대한 신비감은 1차적으로 사라집니다. 2막에서는 최초의 호라드림 중 한 명인 졸툰 쿨레를 만나는데 그는 영혼의 형태로 직접 등판하더니 지독하게 떠들기 시작합니다. 그로 인해 디아블로 2에서 탈라샤와 무덤을 통해 느꼈던 고대 호라드림에 대한 신비감 역시 산산조각납니다. 이어진 3막에서는 고위 악마 역사상 가장 수다스럽다고 평가받는 아즈모단이 등장하여 자신의 온갖 계획을 떠들어대며 악마에 대한 신비감 역시 파괴합니다. 대망의 4막에서는 철저히 파괴된 천상과 지나치게 인간적인 면모만 보여주는 대천사들이 등장합니다. 이로써 천상에 대한 신비감은 이 게임이 보여주는 천상의 모습 그대로 처참하게 파괴됩니다.

이 게임이 디아블로 IP의 미지의 공포, 신비감을 모두 파괴해버렸다는 것에는 반론의 여지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것은 이 게임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디아블로 이모탈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사사건건 등장해서 상황을 알려주는 친절한 아즈모단씨

 

디아블로 4에서 서사를 이끌어가는 주축은 악마 릴리트와 천사 이나리우스입니다. 먼저 릴리트의 경우, 게임은 끊임없이 릴리트의 귀환으로 인한 세계의 혼란을 인물들의 시선을 통해 조명합니다. 분명 지금의 혼란은 그녀로 인한 것이지만, 플레이어가 얻을 수 있는 대부분의 정보는 고통받는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제한적으로 전달됩니다. 흔적을 통해 종종 릴리트의 모습이 직접 등장하기도 하지만, 디아블로 3의 악마들처럼 수다스럽게 정보를 발설하는 장면은 볼 수 없습니다. 

한편, 플레이어는 이나리우스가 명상 중인 성당에 방문할 자격을 얻기 전까지 그 어디서도 그를 볼 수도 목소리를 들을 수도 없습니다. 그저 사람들이 곳곳에서 그를 광신도처럼 추앙하는 모습을 통해 우리의 상상으로 그의 이미지를 채워넣을 뿐입니다. 마침내 알현할 자격을 얻었다고 해도 마주친 이나리우스는 말을 길게 하지도 자세히 설명하지도 않고, 천상으로의 귀환 외에는 그 무엇도 신경쓰지 않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후도 그는 거의 직접 등장하지 않고 일관되게 말수가 적은 보여줍니다.

특히 이번 게임에서는 단 한 번도 천상의 모습과 다른 천사들을 보여주지 않습니다. 디아블로 3에서 영혼의 듀오로 끝까지 함께 했던 티리엘조차도 호라드림의 이야기를 통해 그가 어디론가 떠났다고 할 뿐입니다. 디아블로 3처럼 그의 목소리가 담긴 기록물을 넣을 수도 있었겠지만 그런 방식을 채택하지 않았습니다.

 

빛의 대성당의 모습을 통해 우리는 이나리우스의 모습을 무한히 상상합니다.

 

총평하면 디아블로 4는 릴리트와 이나리우스 그리고 천상, 지옥, 대악마에 대한 정보를 적절히 제한하고, 주변 인물이나 상황을 통해 우회적으로만 표현하면서 디아블로 2에 있었던 특유의 신비감과 미지의 공포를 잘 살려냈습니다. 아마 디아블로를 4편으로 처음 접한 사람은 필자가 2편을 처음 접했을 때처럼 이 게임을 미지의 공포로 기억할 것이며, 3편으로 처음 접한 사람은 무난한 악마 때려잡기 게임으로 디아블로를 기억할지도 모르겠습니다.

 

 

5. 유사 사례 :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디아블로는 원래 미지의 공포가 중요한 게임이니 그런 장르에서만 해당되는 이야기가 아니냐고 생각하실 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 문제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서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원래 이 게임에서 죽음의 영역 어둠땅, 창조주 티탄, 고대신 등은 신화적 미지의 존재로 여겨져 왔습니다. 그들은 플레이어에게 직접 대화를 걸지 않고 왠만해서는 직접 나타나지 않으며, 주변 상황이나 인물 혹은 기록물을 통해 신비로운 존재로 그려져 왔습니다. 아제로스 외부 이세계의 정체, 티탄들은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고대신들의 강력함의 끝은 어디인지. 이런 주제들이 언제나 플레이어 사이에서 호기심을 유발하며 뜨거운 화제가 되고는 했습니다.

하지만 확장팩이 거듭되자 새로운 처치 대상이 필요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는 새로운 악역을 빌드업하기 보다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듯 신비감을 하나씩 파괴하기 시작했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아제로스를 처음부터 재창조할 수 있다던 창조주 티탄은 어느새 도움을 요청하는 NPC로 전락했습니다. 플레이어가 직접 어둠땅을 뛰어다니기 시작하자 이제 이 세계관에서 등장인물의 죽음은 새로운 땅으로 이주하는 것으로 느껴지게 됐습니다. 죽음을 관장하는 존재들이 플레이어에게 죽음의 세계의 비밀을 제공하면서 도움을 요청하는 것은 이제 별로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용군단 확장팩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사상 가장 화제가 되지 못한 확장팩이라고 생각합니다. 왠만해서는 새 확장팩이 나올 때마다 접속했던 저 역시 관심이 가지 않았는데, 돌이켜보면 이 확장팩이 공개됐을 때 들었던 생각은 이랬습니다. 이미 다른 행성, 모든 고대신, 죽음의 영역까지 넘나드는데 이미 한참 전에 일개 종족 중 하나로 신비감이 격하된 용을 다루는 게 무엇이 그리 대수인가라는 것입니다.

아마 용군단 확장팩이 지금 시점이 아니라 리치왕의 분노 직후 혹은 대격변 직후에 나왔다면 플레이어가 받아들이는 감성이 많이 달랐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세계관에서 용의 위상은 지금과 많이 달랐기 때문입니다.

 

이 게임에서는 이제 죽음조차 신비라고 부를 수 없게 되었습니다.

 

 

6. 마치며

  결국 장기 서비스를 해야 하는 라이브 서비스 게임의 서사에서는 끊임없이 새로운 할 거리를 제공해야 하므로, 소재가 다 떨어지면 최후의 수단처럼 신비감을 하나씩 깨게 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사실 이런 딜레마는 완결성을 가지고 언제나 끝맺음을 할 수 있었던 기존의 소설, 영화, 애니메이션 등에서는 경험할 수 없었던 것이며, 게임 콘텐츠가 발전하다보니 새롭게 발생한 문제로 보입니다.

따라서 타콘텐츠 서사 경험이 풍부하다고 하더라도, 라이브 서비스 게임의 서사를 기획하는 사람은 이 콘텐츠가 수년 동안 지속될 수 있다는 것을 감안하여, 쉽지 않겠지만 황금 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지 않을 수 있는 대비책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