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글 서재/[연대] 반지의 제왕

3-8. 힘의 반지 : [태양 제2시대] 최후의 동맹

※ 알리는 글
● 본 블로그의 반지의 제왕 역사 시리즈는 읽는 재미를 위해 원작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내용, 표현에 살을 붙이고 있습니다. 

 

커져가는 어둠

"엘렌딜 폐하! 급히 와보셔야 할 것 같습니다."

"무슨 일이기에 그러느냐? 아니... 이실두르! 네가 여긴 웬일이냐, 그 꼴은 다 무엇이고!"

"아버지... 미나스 이실이 함락되었습니다."

"뭐라...?"

 

  누메노르의 심연에서 영의 형태로 탈출하여 바랏두르로 돌아온 사우론의 세력은 날이 갈수록 거대해졌습니다. 그가 가운데땅에서 자리를 비운 사이 북부 엘다르의 세력이 커지자 동부와 남부로 밀려난 어둠의 세력은 하나둘 모르도르로 다시 결집했습니다. 거기에는 오르크는 물론이고 동부인도 있었으며 남부 하라드 지역에서 세력을 형성하고 있던 하라드인 역시 사우론의 수하로 들어갔습니다. 특히 가운데땅에 남아있었던 누메노르인 중에서 왕의 사람들 출신인 자들은 오래전부터 그를 추종했기 때문에 기꺼이 부름을 받고 합류했는데, 그들 중 상당수가 동부인이나 하라드인의 지휘관이 되었습니다.

드디어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 사우론은 대군을 이끌고 곤도르의 미나스 이실을 공격하여 순식간에 함락했고 그곳에 심어져 있던 이실두르의 흰 나무를 죽여버렸습니다. 이실두르는 나무의 묘목과 함께 아내와 네 아들을 데리고 간신히 탈출했으며, 그는 배를 타고 안두인 대하를 남하하여 바다로 나간 다음 북쪽으로 올라가서 아르노르 왕국에 있는 아버지 엘렌딜에게 합류한 것이었습니다. 미나스 이실을 점령한 사우론의 군대는 곧장 곤도르의 수도 오스길리아스를 공격했고 아나리온은 병력을 규합하여 도시를 가까스로 지켜냈지만, 원군이 오지 않는다면 얼마 되지 않아서 함락될 것이 틀림없었습니다.

 

영화 '반지의 제왕'에 등장했던 하라드인

 

 

최후의 동맹

  남쪽의 불길한 소식을 전해 들은 엘렌딜은 즉시 린돈의 미슬론드에 있는 길갈라드 에레이니온 왕을 찾아가서 회의를 열었습니다. 길갈라드는 이 위협이 생각보다 심각한 사태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누메노르와 함께 심연에 떨어지고도 돌아왔다니... 그의 운명은 역시 절대 반지와 함께 하나 보오."

"이 사태를 해결하려면 꼭 엘다르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길갈라드 폐하."

"엘다르의 힘이 다시 강해졌다고는 하나 암흑의 시대 이전에 비할 바는 아니오."

"누메노르의 힘에 기댈 수도 없습니다. 곤도르와 아르노르에는 그만한 힘이 없어요."

"동감하오. 그리고 서둘러 행동하지 않으면 과거처럼 각개격파 당할 것이오."

"모든 자유 종족의 힘을 모아야겠군요."

 

이리하여 길갈라드와 엘렌딜은 최후의 동맹이라고 불리는 동맹을 결성하여 엘다르와 인간의 대군을 임라드리스에 결집하기 시작했습니다. 우선 길갈라드와 키르단이 이끄는 린돈의 놀도르, 엘렌딜이실두르가 이끄는 아르노르 왕국의 군대가 엘론드가 이끄는 임라드리스의 군대와 합류했습니다. 이때 이실두르는 아내와 막내아들 발란딜을 임라드리스에 남겨놓고 세 아들만 데리고 전쟁에 출정했습니다.

최후의 동맹은 히사에글리를 넘기 위해서 모리아의 통로를 이용했는데 이때 모리아 왕국의 두린 4세가 이끄는 난쟁이들 역시 동맹에 참여했습니다. 로바니온에 들어서자 로스로리엔의 암디르가 군대를 이끌고 합류했으며, 곧이어 초록큰숲의 오로페르와 그의 아들 스란두일이 군대를 이끌고 합류했습니다. 하지만 놀도르로 구성된 에리아도르의 엘다르에 비해서 신다르와 난도르로 구성된 암디르와 오로페르의 군대는 그다지 잘 훈련되어 있지도 무장이 뛰어난 것도 아니었으며, 심지어 동맹이긴 했지만 다소 독립적으로 운용되기까지 했습니다. 모르도르를 향해 남하하기 시작했을 때 곤도르의 아나리온이 군대를 이끌고 합류하자 마침내 동맹이 완성되었는데, 이 군대의 규모는 분노의 전쟁 이후 역사상 가장 거대했습니다.

 

최후의 동맹 결집

 

 

다고를라드 전투

  최후의 동맹은 모르고스를 향해 남하하여 모르도르 북부에 있는 다고를라드 평원에 들어섰고 그곳에서 모르도르의 군대와 마주쳤습니다. 그리하여 이곳에서 다고를라드 전투라고 명명된 큰 전투가 벌어졌습니다. 이때 암디르와 오로페르의 군대는 길갈라드 의 명이 없었는데도 불구하고 섣불리 적을 향해 돌진했다가 큰 피해를 입었고, 안타깝게도 암디르와 오로페르는 이 전투에서 전사하고 말았습니다. 안타까운 희생이 있었지만 길갈라드는 자신의 창 아이글로스를 거침없이 휘둘렀으며 엘렌딜의 검은 해와 달의 빛을 번쩍이며 적의 목을 무수히 베어넘겼습니다. 그리하여 엘렌딜의 검은 이날 해와 달의 검이라는 뜻으로 나르실이라는 이름을 갖게 됐습니다.

전투는 최후의 동맹의 승리로 끝나기는 했지만 치열했던 전투로 많은 이들이 목숨을 잃었으며 시신을 수습할 겨를도 없이 전쟁은 곧장 다음으로 이어졌습니다. 희생자들은 시신은 얼마 뒤 늪지대가 집어삼켰는데, 수천 년의 세월이 흘렀는데도 불구하고 마치 바로 어제 전투가 있었던 것처럼 물속에 희생자들의 시신이 선명하게 보였습니다. 이후 이곳은 죽음의 늪이라고 불렸으며, 이 시신들은 얼굴에서 섬찟한 안광을 발하면서 지나가는 사람을 유혹했는데 혹자는 이 시신들이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 환영이라고도 말했습니다.

 

다고를라드 전투를 지켜보는 사우론 by Paul Lasaine
영화 '반지의 제왕'에 등장했던 죽음의 늪
영화 '반지의 제왕'에 등장했던 죽음의 늪 속 다고를라드 전투 희생자의 시신

 

 

바랏두르 공성

  다고를라드 전투에 승리한 최후의 동맹은 그대로 남하하여 바랏두르를 지키는 검은 문으로 도달했습니다. 모르도르에 가까워지자 바람에 따라 흩날리는 온갖 먼지와 재가 목구멍을 막았으며, 죽음의 공포와 전투의 열기로 흘러내린 땀이 즉시 말라버릴 것 같은 이곳에서 공성은 무려 7년 동안 진행됐습니다. 최후의 동맹은 큰 희생을 치러 검은 문을 돌파하여 마침내 바랏두르 성채 앞에 있는 고르고로스 골짜기까지 진출했으며, 바랏두르 성채까지 밀고 올라가는 치열한 공방 중에 곤도르의 왕 아나리온이 전사하고 말았습니다.

 

최후의 동맹 from LOTR fandom

 

포위망이 바랏두르 성채로 좁혀져 나가고 어둠의 세력이 약화되기 시작하자 마침내 사우론이 직접 나타났으며, 그는 흉측한 괴물의 모습을 하고 한 손에는 절대 반지를 낀 채 압도적인 힘을 발휘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엄청난 힘에 최후의 동맹은 막심한 피해를 입었고 숫자만으로는 그를 이길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길갈라드와 엘렌딜은 함께 사우론을 막아섰습니다. 그러나 절대 반지로 휘두르는 막강한 힘 앞에 길갈라드가 전사하고 엘렌딜 역시 멀리 튕겨져나가 목숨을 잃었으며 그의 검 나르실은 주인의 몸에 깔려 부러지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이런 절체절명의 순간.

 

"아버지! 으으... 사우론!!"

 

크윽! 으아아아! 챙! 크아아아아아아! 우르르릉... 쾅!

 

동생에 이은 아버지의 죽음에 분노한 이실두르는 사우론을 향해 용감히 돌진했고, 자신 역시 목숨을 잃을 뻔한 위기의 순간에 급히 집어 들어 휘두른 아버지의 부러진 검은 그에게 다가오던 사우론의 손으로부터 절대 반지를 낀 손가락을 잘라냈습니다. 그러자 반지와 자신의 운명을 묶었던 사우론은 형체가 폭발해렸으며 사우론의 영은 머무를 곳을 잃어버리고 멀리 도주했습니다. 이렇게 최후의 동맹은 모르도르의 악에게 승리를 거두었고 남아있던 사우론의 군대는 뿔뿔이 흩어졌습니다.

 

영화 '반지의 제왕'에 도입부에 등장했던 바랏두르 공성 전투

 

 

태양 제3시대

  사우론이 사라지자 절대 반지는 이실두르의 손에 들어갔고 전장이 진정되자 엘론드와 키르단이 그를 찾아왔습니다.

 

"이실두르, 서두르시오. 그 반지를 가지고 운명의 산으로 가야 하오."

"... 왜 그래야 합니까?"

"절대 반지는 그곳 불길로 담금질됐으니 오직 그 불에만 녹을 것입니다."

"알고 있습니다. 제 질문은 왜 반지를 파괴해야 하느냐는 말입니다."

"그게... 무슨 소리오?"

"아버지, 아나리온... 이 전쟁으로 인해 너무나 많은 희생이 있었습니다."

"그러니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파괴해야 합니다!"

"... 하지만 반대로 우리가 이 반지를 쓸 수도 있습니다."

"그건 너무 위험하오!"

"무리예요! 절대 반지는 켈레브림보르의 세 반지 보다 더 큰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파괴할 용기가 없다면 내게 주시오. 내가 직접..."

"제가 왜 드려야 합니까?"

"이실두르!"

"사우론의 손에서 반지를 잘라낸 것은 접니다. 그러니 이것은 제 소유입니다."

"지금 무슨 말을..."

"그리고 저는 이 반지를 파괴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할 말은 이것뿐입니다."

"기다리시오! 이실두르!!"

 

영화 '반지의 제왕'에 등장했던 이실두르의 변심

 

이실두르는 절대 반지를 가지고 아르노르와 곤도르의 남은 병력을 이끌고 곤도르로 돌아갔습니다. 그의 눈에 반지는 너무나도 아름다웠고 반지는 이제 그에게만 들리는 목소리로 속삭이고 있었습니다. 한때 사우론의 손에서 빛을 냈던 반지는 이제 이실두르의 목에 걸린 줄에서 음산한 빛을 발했습니다.

엘론드와 키르단은 차마 이실두르에게 반지를 빼앗지는 못하고 참담한 심정으로 남은 병력을 이끌고 에리아도르로 돌아왔고, 로스로리엔의 군대는 암디르의 아들 암로스를 따라, 초록큰숲의 군대는 오로페르의 아들 스란두일을 따라 각각 그들의 고향으로 돌아갔습니다. 그러나 놀도르의 왕 길갈라드 에레이니온이 전사하자 에리아노르에 남아있던 놀도르는 더 이상 이 땅에 남아있을 생각이 없었고, 거의 모든 이들이 미슬론드에서 배를 타고 발리노르로 떠났으며 가운데땅에서 엘다르의 힘은 전래 없이 약해졌습니다.

 

이렇게 최후의 동맹이 와해되면서 태양 제2시대는 그 장대한 막을 내렸고 인간들의 시대인 태양 제3시대가 시작됐습니다.


※ 태양 제2시대의 주요 인물

요정(놀도르) 길갈라드 에레이니온 (사망) 현 가운데땅 놀도르의 왕이자 린돈의 군주
페아노르의 증손이며 핑골핀의 손자이자 핑곤의 아들
최후의 동맹 전투에서 사우론에 의해 사망
요정(텔레리) 키르단 길갈라드와 함께 미슬론드 항구를 관리하는 조선공
요정(놀도르) 엘론드 에아렌딜의 엘다르의 삶을 선택한 첫째 아들
숨겨진 피난처 겸 요새 임라드리스의 군주
인간(두네다인) 엘로스 (사망 : 자연사) 누메노르 왕국의 초대 왕
에아렌딜의 인간의 삶을 선택한 둘째 아들
인간(두네다인) 아르파라존 (유폐) 누메노르 역사상 가장 강력하고 오만했던 최후의 왕
일루바타르의 심판으로 깊은 심연에 영원히 유폐됨.
인간(두네다인) 아만딜 (실종) 아르파라존 시대의 충직한 자들 지도자.
누메노르 몰락 당시 서녘에 용서를 빌러 떠나 실종.
인간(두네다인) 엘렌딜 (사망) 아만딜의 아들. 북왕국 아르노르의 왕.
최후의 동맹 전투에서 사우론에 의해 사망.
인간(두네다인) 이실두르 엘렌딜의 첫째 아들. 남왕국 곤도르의 형제 왕
인간(두네다인) 아나리온 (사망) 엘렌딜의 둘째 아들. 남왕국 곤도르의 형제 왕
최후의 동맹 전투에서 사망.
요정(놀도르) 갈라드리엘 페아노르의 손녀이자 피나르핀의 딸이며 켈레보른의 아내
요정(신다르) 켈레보른 도리아스 신다르 출신이며 갈라드리엘의 남편.
요정(신다르) 암디르 (사망) 신다르 출신의 군주로 로스로리엔 지역에 정착.
최후의 동맹 참여 후 다고를라드 전투에서 사망.
요정(신다르) 암로스 암디르의 아들. 로스로리엔의 군주.
요정(신다르) 오로페르 (사망) 신다르 출신의 군주로 로바니온 초록큰숲에 정착.
최후의 동맹 참여 후 다고를라드 전투에서 사망.
요정(신다르) 스란두일 오로페르의 아들. 초록큰숲 왕국의 군주.
요정(놀도르) 켈레브림보르 (사망) 에레기온 대장간의 군주이자 힘의 반지를 만든 자.
페아노르의 손자이며 쿠루핀의 아들.
암흑의 시대 시작시 사우론에 의해 처형.
미상 안나타르 (소멸) 사우론이 엘다르를 속이기 위해 취한 또다른 형상.
누메노르 몰락시 심연에 떨어져 소멸됨.
마이아 사우론 고르사우르라고 불렸던 모르고스의 주요 부관
모르도르의 지배자이며 절대 반지의 주인.
인간(악령) 마술사왕 아홉 나즈굴의 대장이며 사우론의 부관

※ 태양 제3시대 이야기에서 중요하지 않은 일부 인물은 더는 표시되지 않을 예정입니다.


※ 태양 제2시대의 주요 지명

미슬론드 린돈에 위치한 길갈라드 왕과 놀도르들의 항구 도시
아르노르 엘렌딜이 세운 두네다인의 왕국.
안누미나스, 포르노스트, 아몬 술이 왕국에 소속된 도시 및 요새들.
곤도르 이실두르와 아나리온이 세운 두네다인의 왕국.
오스길리아스, 미나스 아노르, 미나스 이실, 오르상크 첨탑이 왕국에 소속된 도시 및 요새들.
임라드리스 암흑의 시대에 엘론드가 세운 엘다르의 피난처 겸 요새. 깊은골, 리벤델 등으로도 불림.
로스로리엔 암디르가 이 지역 엘다르를 모아서 세운 왕국
초록큰숲 로바니온에 펼쳐진 거대한 숲으로, 오로페르가 이곳에 정착하여 왕국을 세움.
에레기온(폐허) 켈레브림보르가 세운 놀도르의 대장간이었으나 암흑의 시대에 파괴.
모리아 히사에글리르 지하, 에레기온 옆에 위치한 난쟁이의 왕국.
바랏두르(폐허) 모르도르에 위치한 사우론의 요새. 최후의 동맹 전투 후 폐허로 남았음.

※ 태양 제3시대 이야기에서 중요하지 않은 일부 지명은 더는 표시되지 않을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