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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서재/[연대] 반지의 제왕

2-10. 퀜타 실마릴리온 : [나무의 시대] 놀도르의 심판

알쿠알론데의 동족 살해

  아만 대륙 떠나 가운데땅으로 돌아가기 위해 칼라키랴를 빠져나온 페아노르는 이제 어떻게 두 대륙을 가로지르는 대해 벨레가이르를 지날 방법을 정해야 했는데 그에게는 두 가지 방법이 있었습니다. 하나는 두 대륙이 거의 맞닿아있는 극한의 얼음 지대인 살을 에는 얼음 헬카락세를 지나는 것으로, 이곳은 너무 위험하여 발라를 제외하면 누구도 발을 들이지 않는 곳이었습니다. 남은 하나는 배를 건조하여 벨레가이르를 직접 건너는 것이 었습니다. 현실적으로 이 많은 무리를 이끌고 헬카락세를 건너는 것은 무모한 일이었기 때문에 결국 후자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지만, 놀도르가 아무리 손재주가 뛰어나다고 하더라도 이 엄청난 무리를 태우기 위한 배를 만드는데 걸리는 시간은 너무 길었습니다.

결국 페아노르는 놀도르의 친구 텔레리가 사는 알쿠알론데에 가서 티리온에서 했던 것처럼 함께 아만 대륙을 떠나 가운데땅을 가자며 웅변했습니다. 하지만 놀도르와 달리 텔레리는 전혀 동요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이제라도 늦지 않았으니 떠나지 말라며 놀도르를 설득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놀도르의 변심을 두려워한 페아노르는 도움이 가장 필요할 때 자신들을 버렸다며 텔레리가 뒤늦게 도착했을 때 놀도르가 준 도움을 생각해보라며 다그쳤습니다. 그러나 알쿠알론데의 왕 올웨는 텔레리의 아름다운 배들은 바다의 군주들로부터 기술을 전수받아 만든 것이며, 텔레리에게 있어서는 이 배들은 놀도르가 보석을 대하는 것과 같이 귀중하다며 거절했습니다.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 페아노르는 일단 알쿠알론데를 빠져나왔습니다.

 

  그리고 알쿠알론데 밖에서 대기하던 페아노르는 뒤따르던 자신의 무리가 충분히 모였다고 생각하자 끝내 돌이킬 수 없는 끔찍한 사건을 일으켰습니다. 그는 무리를 이끌고 알쿠알론데 항구로 가서 그곳에 있는 텔레리 선원들을 강제로 배에 태우고 출항하려 했습니다. 그러자 텔레리 선원들이 저항하면서 많은 놀도르를 바닷 속에 던져버리자 다툼은 끝내 놀도르와 텔레리 간의 칼부림으로 이어지고 말았습니다. 싸움은 알쿠알론데 곳곳에서 일어났으며 수적으로 열세인 페아노르의 무리가 점점 수세에 몰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그때 마침 뒤쳐졌던 핑골핀의 무리가 알쿠알론데에 도착했습니다. 이들은 싸움에서 놀도르 동족이 쓰러지는 것을 보자 왜 싸움이 일어났는지 알지도 못한 채 급히 싸움에 뛰어들었습니다. 핑골핀의 무리가 숫자가 많기도 했지만 경무장에 활로만 무장한 텔레리와 달리 놀도르는 과거 모르고스의 계략으로 인해 만들었던 많은 무기와 갑옷으로 무장했기 때문에 텔레리는 처참하게 패배하고 말았습니다. 끝내 많은 텔레리가 살해당했으며 놀도르는 많은 배를 강탈해서 북쪽으로 가져가자, 분노한 올웨는 마이아 옷세에게 도움을 요청했지만 발라가 놀도르의 여정을 방해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했기 때문에 그는 응답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옷세의 아내 마이아 우이넨은 텔레리의 죽음에 슬퍼하여 눈물을 흘렸고, 그로인해 거칠어진 파도가 북쪽으로 향하던 놀도르와 배의 일부를 바닷속으로 수장시켰습니다.

 

놀도르의 알쿠알론데 동족 살해 사건

 

발라의 저주 놀도르의 심판

  알쿠알론데 항구를 떠나 북쪽으로 간 놀도르가 헬카락세 인근의 아라만 불모지대에 도착했을 쯤 아만 산맥 위에서 돌연 그림자가 나타났습니다. 누군지는 알 수 없었지만 놀도르는 그가 발라 만도스이거나 발라 만웨의 사자일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는 알쿠알론데의 동족 살해로 분노한 발라의 놀도르에 대한 저주와 예언을 전했는데 이를 북부의 예언 또는 놀도르의 심판이라고 부르며, 실마릴리온에선 놀도르의 심판이 더 자주 언급하기 때문에 본 글의 시리즈에서도 놀도르의 심판으로 통칭하겠습니다. 놀도르의 심판의 내용을 간략히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놀도르는 다시 아만 대륙으로 돌아오지 못할 것이다. 페아노르의 맹세는 결국 그들을 배반하여 실마릴을 앗아갈 것이다. 좋은 일을 위해 시작한 일은 안 좋게 끝날 것이며 그것은 동족 배반에서 시작될 것이다. 가운데땅으로 가더라도 고통과 슬픔과 병으로 죽어 결국 만도스의 궁정에 오게 될 것이지만 누구의 동정도 얻지 못할 것이며, 살아남더라도 몸이 쇠약해져 일루바타르의 두 번째 자손들에게 가려질 것이다."

 

그러나 마음을 무겁게 짓누르는 예언에도 페아노르는 전혀 흔들림없이 결의를 다짐했습니다. 하지만 모두가 그와 같은 결의를  다짐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예언이 끝나자 뒤에 따라오던 피나르핀과 그의 일족 일부가 여정을 포기하고 되돌아가기 시작한 것입니다. 피나르핀은 올웨와 매우 절친한 사이였던 터라 알쿠알론데의 동족 살해를 몹시 슬퍼했으며 페아노르 일족에 대한 분노가 대단했습니다. 다만, 피나르핀의 자녀들은 여전히 가운데땅으로 가기를 원했기 때문에 그의 직계 가족중에서 돌아간 것은 그 혼자였습니다. 다시 발리노르로 돌아온 피나르핀과 그의 일행은 발라들에게 용서를 받았으며 그는 이후 발리노르에 잔류한 놀도르의 왕이 됐습니다. 반면에 핑골핀과 그의 일족은 페아노르에게 했던 약속에 대한 압박감과 알쿠알론데의 동족 살해와 무관한 것도 아니라는 두려움 때문에 돌아가지 못했습니다.

 

페아노르의 배신

  행군을 계속하던 놀도르는 마침내 헬카락세 아래에 당도했고 이곳에서 잠시 휴식을 취했습니다. 이제는 어떻게 가운데땅으로 넘어갈지 결정해야 할 시기였습니다. 그런데 이때부터 점점 놀도르 사이에 불화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많은 핑골핀의 무리가 모든 재앙은 페아노르로부터 시작됐다며 불만을 가지기 시작했으며,  또한 헬카락세를 걸어서 지나간다는 것은 사실상 무리였으나 모두를 태우고 벨레가이르를 건너기에는 배가 너무 적었습니다. 문제는 페아노르 역시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것이며 당시 배들은 페아노르의 일족이 통제를 맡고 있었고 또한 선원들도 그를 따르는 자들이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결국 아니나 다를까. 페아노르와 그의 일족들은 기회를 틈타 핑골핀의 무리를 버리고 자기들끼리 배를 타고 떠나버렸습니다.

 

동족 배반. 즉, 놀도르의 심판이 벌써 시작된 것입니다.

 

모르고스에의 복수와 실마릴의 집착으로 페아노르는 점점 더 극단적으로 변했습니다.


※ 놀도르 군주 일족 백과

[놀도르의 초대 왕]
핀웨
(사망 : 나무의 시대 끝에 모르고스의 실마릴 강탈 사건 당시)
[핀웨의 두 아내]
미리엘
(사망 : 페아노르를 낳은 뒤)
인디스
(생사 불명 : 원작에서 언급되지 않음)
[핀웨의 세 아들]
놀도르의 왕 페아노르 핑골핀 발리노르 놀도르의 왕 피나르핀
(발리노르에 잔류)
[페아노르의 일곱 아들] [핑골핀의 자녀] [피나르핀의 자녀]
장신의 마이드로스 핑곤 신실한 핀로드
위대한 가수 마글로르 투르곤 오로드레스
아름다운 켈레고름 백색의 아레델(딸) 앙그로드
검은 얼굴 카란시르   아이그노르
재주꾼 쿠루핀   갈라드리엘(딸)
쌍둥이 암로드    
쌍둥이 암라스    

※ 종족 대백과

요정 퀜디 목소리로 말하는 자들.
요정들이 최초에 자신들을 부른 말.
요정 엘다르 별의 민족이라는 뜻.
발라의 부름에 서녘으로 이동하기로 한 이들.
요정 바냐르 참 요정. 엘다르 무리 중 잉궤의 일족.
요정 놀도르 지식의 요정. 엘다르 무리 중 핀웨의 일족.
손재주가 매우 좋다고 한다.
요정 텔레리 바다의 요정. 팔마리. 엘다르 무리 중 엘웨와 올웨의 일족.
물과 바다를 매우 좋아한다.
요정 난도르 텔레리 중에서 렌웨를 따라 안두인 대하에서 남하한 요정.
요정 아바리 서녘으로 떠나기를 거절한 퀜디.
요정 우마냐르 서녘으로의 여정 중 낙오되거 중간에 잔류하기로 한 이들.
요정 모리 퀜디 어둠의 요정. 아바리와 우마냐르의 통칭.
서녘 나무의 빛을 보지 못한 이들.
요정 팔라스림 팔라스의 요정들.
마이아 옷세의 설득으로 아만 대륙으로 건너가지 않은 텔레리.
요정 에글라스 버림받은 민족.
엘웨를 찾기 위해 아만 대륙에 가지 못하고 잔류한 엘웨의 친구들
요정 신다르 엘웨 싱골로(엘루 싱골, 싱골)을 따르는 벨레리안드의 요정들
팔라스림과 에글라스가 여기에 속한다.
난쟁이 나우그림 발육이 멈춘 종족. 곤히림(돌의 장인들)이라고도 불림.
아울레가 창조한 종족.

※ 아만 대륙의 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