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라 울모와 발라르 섬
선봉으로 출발했던 바냐르와 놀도르가 바다에 도착했을 때, 아만 대륙과 가운데땅을 나누는 거대한 바다 벨레가이르를 본 많은 엘다르들이 겁에 질려 달아났습니다. 이를 걱정한 오로메는 바다를 건널 방법을 찾기 위해 조언을 구하러 만웨의 궁정으로 달려갔습니다. 그리하여 어느 발라 하나가 엘다르를 돕기 위해 나서기로 하는데, 그는 발라 역사상 일루바타르의 자손들에게 가장 친절했다고 하는 물을 관장하는 발라 울모입니다. 울모는 겁에 질린 엘다르에게 자신의 나각 울루무리로 연주를 해줬는데, 이를 들은 엘다르는 오히려 바다를 사랑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바냐르, 놀도르의 이동과 텔레리의 낙오
바냐르와 놀도르가 바다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버리자 울모는 이들을 아만 대륙으로 옮기기 위해서 섬 하나를 뿌리채 뽑아서 가져왔으며, 이들이 모두 섬에 올라타자 그는 자신의 수하에 있는 마이아 옷세와 함께 섬을 아만 대륙으로 이동시키기 시작했습니다. 이때 섬의 뽀죡한 부분이 떨어져나가서 발라르 만에 남게 됐는데 이 섬을 발라르 섬이라고 불렀습니다.
한편, 뒤쳐져 있어 섬에 올라타라는 울모의 부름을 듣지 못한 텔레리는 뒤늦게 해변가에 도착했지만 이미 울모는 떠난 뒤였습니다. 결국 텔레리는 벨레리안드 서쪽 해변가에 모여서 살기 시작했는데, 이때 마이아 옷세와 우이넨이 이들을 찾아와서 갖가지 바다의 전승과 음악을 가르쳤습니다. 원래부터 물을 사랑하여 팔마리라고도 불렸던 텔레리는 이 일을 계기로 옷세와 우이넨에 의해 바다를 더욱 깊이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엘다르의 도시 티리온
길고 험난한 여정끝에 드디어 아만 대륙의 발리노르에 도착한 바냐르와 놀도르. 이들은 처음에는 발라들이 준 땅과 거주지에서 살고 있었지만 원래 별빛 속에서 살았던 터라 가끔은 두 나무의 빛을 벗어나 별빛이 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엘다르는 아만 산맥 지하에 통로를 하나 만들어 산맥 동쪽으로 별을 보러 가곤 했는데 이 통로를 칼라키랴(빛의 통로)라고 불렀으며, 그곳 인근에 있는 녹색 언덕 투나 위에 그들만의 도시를 건설했는데 이곳을 티리온이라고 불렀습니다. 바냐르와 놀도르는 이곳에서 함께 살았으며 이제 그들은 언제든지 원할 때면 아만 산맥 너머의 아름다운 별빛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이 티리온에는 민돈 엘달리에바라는 가장 높은 탑이 있었는데 그곳에는 모든 엘다르의 왕, 잉궤가 살고 있었습니다.
놀도르 일족의 간청과 톨 에렛세아
그러던 중 놀도르의 왕 핀웨는 자신의 가장 친한 친구인 텔레리의 엘웨가 보고 싶었습니다. 또한 그 뿐만이 아니라 놀도르 일족은 오래 전부터 텔레리와 친했기 때문에 이들 모두가 그들이 몹시 그리웠습니다. 결국 놀도르는 울모에게 텔레리를 아만 대륙으로 데려와 달라고 간청했습니다. 텔레리가 원한다면 아만 대륙으로 데려와달라는 것이었는데, 이 당시 텔레리 역시 바다가 좋기는 했지만 아직 발리노르의 빛에 대한 열망 또한 대단했습니다. 그래서 결국 텔레리는 발리노르로 건너가기로 결심했으며, 울모는 텔레리를 데려오기 위해 놀도르와 바냐르를 이동시킬 때 사용했던 섬을 다시 벨레리안드로 가져왔습니다.
그러나 막상 텔레리가 아만 대륙으로 떠날 때가 되자 이제 텔레리의 노래를 들을 수 없다는 생각에 마이아 옷세는 몹시 서운했습니다. 그의 담당 구역은 가운데땅 주변 해역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옷세는 일부 텔레리를 설득하여 벨레리안드에 남아있도록 했는데 팔라스 지역에 남은 이들을 팔라스림(팔라스의 요정들)이라고 불렀습니다. 또한 엘웨와 친한 친구들은 그를 버릴 수가 없어서 빨리 가지 않으려던 자들도 있었는데, 엘웨의 동생 올웨는 빨리 발리노르로 건너가길 원해서 결국 엘웨의 친구들만 남기고 일족을 데리고 떠나버렸습니다. 그후 그들은 스스로를 에글라스(버림받은 민족)으로 불렀습니다.
그런데 섬을 타고 이동하던 텔레리는 아만 대륙이 보일 때 쯤 다시 한번 옷세의 목소리를 듣게 되어 마음이 흔들려서 울모에게 멈춰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텔레리는 역시 바다를 너무 사랑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울모는 원래 엘다르는 별빛 속에서 사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으며 그들의 마음을 잘 알았기 때문에 섬을 도중에 정착해주었는데, 이 섬은 톨 에렛세아(외로운 섬)로 불렸습니다. 텔레리가 아만 대륙에 오지 못했다는 것과 자신의 친구인 엘웨가 버림받았다는 것을 알게 된 핀웨는 몹시 실망했습니다.
멜리안과 엘웨의 등장
한편, 멜리안과 함께 난 엘모스 숲에서 수 년을 서 있던 엘웨는 마침내 깨어나 멜리안과 함께 다시 나타났습니다. 그의 등장에 놀란 잔류해있던 엘다르는 그의 주위에 서서히 모여들기 시작했으며, 멜리안과 엘웨는 이들을 모아서 벨레리안드 중심에 있는 거대한 숲 넬도레스에 정착합니다. 아직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겠지만 이들은 후에 가운데땅의 역사에서 많은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됩니다.
항구 도시 알쿠알론데
이후 오랜 시간이 지나자 바다에 대한 사랑이 깊었던 텔레리도 저 멀리 아만 산맥의 칼라키랴에서 새어나오는 발리노르의 빛과 동족들과 함께 사는 것에 대한 열망이 커져서 결국 아만 대륙에 대한 갈망이 다시 일어났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발라들은 울모에게 텔레리를 데려오도록 부추겼고 그는 결국 옷세로 하여금 그들에게 조선 기술을 가르치도록 했습니다. 옷세는 슬픔 속에 마지못해 텔레리에게 조선 기술을 가르쳤으며, 배가 완성되자 텔레리는 그가 선물해준 아름다운 백조들의 안내로 드디어 아만 대륙에 도착했습니다.
아만 대륙에 도착한 텔레리는 발마르도 티리온도 갈 수 있었지만, 그들은 역시 바다를 사랑했기 때문에 그곳에서 빛을 받으며 살기보다는 배를 타고 지내기를 원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엘다르들이 아만 대륙에 발을 딛었던 엘다마르 만 북쪽 경계에 항구 도시 알쿠알론데를 건설했는데, 그곳에는 올웨의 저택이 있었으며 입구는 침식으로 생긴 아치형 바위로 되어있었습니다. 또한 텔레리는 그들의 배를 백조의 모양으로 만들었는데, 부리는 금으로 되어있고 눈은 금과 흑옥으로 되어있었다고 합니다.
번외 이야기이지만, 이 시기에 누구보다도 나무의 빛을 사랑했던 바냐르 일족은 결국 티리온을 떠나 발마르 도시로 들어갔고, 특히 엘다르의 왕 잉궤는 타니퀘틸을 올라 만웨와 바르다를 섬기며 살았다고 합니다.
※ 요정 대백과
퀜디 | 목소리로 말하는 자들. 요정들이 최초에 자신들을 부른 말. |
엘다르 | 별의 민족이라는 뜻. 발라의 부름에 서녘으로 이동하기로 한 이들. |
바냐르 | 참 요정. 엘다르 무리 중 잉궤의 일족. |
놀도르 | 지식의 요정. 엘다르 무리 중 핀웨의 일족. 손재주가 매우 좋다고 한다. |
텔레리 | 바다의 요정. 팔마리. 엘다르 무리 중 엘웨와 올웨의 일족. 물과 바다를 매우 좋아한다. |
난도르 | 텔레리 중에서 렌웨를 따라 안두인 대하에서 남하한 요정. |
아바리 | 서녘으로 떠나기를 거절한 퀜디. |
우마냐르 | 서녘으로의 여정 중 낙오되거 중간에 잔류하기로 한 이들. |
모리 퀜디 | 어둠의 요정. 아바리와 우마냐르의 통칭. 서녘 나무의 빛을 보지 못한 이들. |
팔라스림 | 팔라스의 요정들. 마이아 옷세의 설득으로 아만 대륙으로 건너가지 않은 텔레리. |
에글라스 | 버림받은 민족. 엘웨를 찾기 위해 아만 대륙에 가지 못하고 잔류한 엘웨의 친구들 |
※ 인물 사전
엘다르 : 바냐르 | 잉궤 | 엘다르 중 바냐르 일족의 왕 일족이 발마르에 있으며 자신은 타니퀘틸에서 만웨를 섬긴다. |
엘다르 : 놀도르 | 핀웨 | 엘다르 중 놀도르 일족의 왕 티리온에서 놀도르를 이끌고 있다. |
엘다르 : 텔레리 | 엘웨 | 엘다르 중 텔레리 일족의 왕들 중 형 가운데땅에 남겨진 뒤 멜리안, 남은 일족과 넬도레스 숲에 정착. |
엘다르 : 텔레리 | 올웨 | 엘다르 중 텔레리 일족의 왕들 중 동생 아만 대륙의 알쿠알론데에서 텔레리를 이끌고 있다. |
발라 | 만웨 | 바람을 관장하는 발라. 아르다 전체의 왕. |
발라 | 오로메 | 사냥꾼들의 발라. 엘다르를 서쪽으로 인도했다. |
발라 | 울모 | 물을 관장하는 발라. 일루바타르의 자손들을 가장 아낀다. |
마이아 | 옷세 | 가운데땅 해역을 관리하는 울모의 수하 마이아. 놀도르 중 텔레리를 가장 아낀다. |
마이아 | 우이넨 | 옷세와 마찬가지로 울모를 섬기는 여성 마이아. |
마이아 | 멜리안 | 벨레리안드의 난 엘모스에서 엘웨와 마주친 여성 마이아. 엘웨 및 그의 남은 일족과 넬도레스 숲에 정착. |
※ 지명 위치 다시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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