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 게임을 아직 플레이 하지 않으신 경우, 스포일러가 될 수 있습니다. |
핵심 요약
- 패링과 콤보를 활용한 팀 턴제 방식이 독특하여 인상 깊음
- 너무 마니악해서 조금 덜 심하게 나왔다면 어땠을까?
좋았던 점
- 루즈할 수 있는 템포를 패링, 콤보로 역동적으로 운용
- 패링 : 적의 턴이 진행될 때 적절한 타이밍, 색상&캐릭터로 패링 가능
- 콤보 : 행동력과 추격 개념을 활용하여 1턴 내 연속 공격 허용
- 팀 턴제 게임이지만 마치 액션 게임을 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추가 전투 시스템
- 요리 : 필드에서 재료를 파밍하여 전투에 도움되는 버프 적용
- 사용 아이템 : 회복, 배리어, 추가적 속성공격 아이템 등
- 캐릭터 외 전투 전략성을 강화
※ 팀 턴제 + 브레이크 + 콤보 + 패링 + 요리(버프) + 사용 아이템 엑스 아스트리스 전투를 처음 접했을 때 든 생각은 크게 2가지이다. 전략성 깊이가 매우 깊다는 것과 매우 어렵다는 것 나름 필자는 게임을 매우 많이 즐기는 하드 게이머이고, 액션 및 턴제 게임도 많이 즐기는 사람인데도 불구하고 처음에 적응하기가 상당히 힘들었다. 적응하고 나서는 상당히 재미있게 즐겼지만 엔딩까지 보고 나서 내린 평가는 이것. "재미있다. 하지만 추천할 수 없다."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전략성을 다 쏟아부은 듯한, 상당히 실험적인 게임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뒤에서 언급하겠지만 이 게임을 즐겁게 즐길 수 있는 사람은 아마 극소수일 것이다. 이 게임의 개발사인 하이퍼그리프는 명일방주의 개발사이기도 한데, 유저들 사이에서 이 개발사는 '내가 만들고 싶은 게임 만들었으니까 하려면 하던가'라는 농담 섞인 말을 많이 한다. 엑스 아스트리스는 정확히 그런 느낌을 받는다. |
- 조사 일지 형태의 스토리텔링 기법
- 이 게임의 세계관은 지구에서 온 조사관 옌의 알린도 행성 조사
- 이 설정에 맞춰서 조사 일지 형태로 세계관을 스토리텔링한다.
- 이카루스 신화와 윤회 사상을 활용한 철학적 스토리
- 알린도인은 라일라를 통해 끊임없이 윤회
- 라이는 행성 밖을 나가면 죽더라도 벗어나고자 함
- 아스테로는 라일라를 태워서라도 윤회를 끝내고자 함
- 마치 유저와 캐릭터의 관계를 은유한 듯한 설정
- 알린도인은 인간을 모방한 존재
- 실제로 감정이 없다고 묘사함
- 그런데 인간인 옌은 그런 그들에게 감정을 느낄 수 있는가?
- 게임은 증명할 수 없지만 그렇게 행동한다고 함
※ 서브컬처를 즐기는 유저와 게임 간의 관계를 철학적으로 제시 이 게임에서 전투 방식만큼이나 독특하게 다가온 것은 바로 메시지였다. (지금부터 이야기하는 것은 순전히 나의 주관적인 해석이다.) 게임 설정상 알린도인은 진짜 지적 생명체가 아니다. 라일라 에너지가 모방하고 있는 것이며 감정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감정이 없다고 말한다. 그들은 알린도 행성을 벗어날 수 없으며, 벗어나는 순간 죽임을 맞이하고, 죽는 순간 행성의 에너지원인 라일라로 돌아가서 결국 윤회한다. 라이와 아스테로는 그런 운명을 벗어나기 위해 행성을 탈출하려 시도하기도, 윤회를 아예 없애버리기 위해 라일라를 파괴하려 시도하기도 한다. 이 게임에서 진짜 사람으로 설명되는 것은 오직 한 명. 지구에서 온 조사원 옌(사실상 플레이어)이다. 게임은 엔딩을 맞이하면서 지구인 옌이 모방 존재인 알린도인에게 감정을 느꼈다고 말한다. 이것을 내가 해석하는 바로 대조하면 다음과 같다. 알린도인은 게임 캐릭터, 알린도 행성은 게임 세계, 윤회는 일종의 리스폰(즉, 당연하게도 게임 캐릭터는 게임 세계를 벗어날 수 없다. 그 게임이 서비스 종료를 하지 않는 이상), 옌이 알린도인에게 느끼는 감정은 유저가 게임 캐릭터에게 느끼는 감정이다. 즉, 이 게임이 궁극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이런 것이 아닐까? "게임 유저가 게임 캐릭터에게 감정을 느끼고 그들에게 공감할 수 있을까?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없을지라도 그것은 가능하다." |
아쉬웠던 점
- 캐릭터 3D 그래픽 퀄러티가 다소 아쉬움
- 냉정하게 모델링이 이쁘다고 하긴 어렵다.
- 하이퍼그리프가 기술력이 없다고 하기에는 엔드필드가 잘 나오고 있다.
- 아마 엑스 아스트리스는 너무 과투자하지 않는 서브 프로젝트였을 것
- 콤보가 처음엔 어렵지만 곧 정형화
- 콤보 시스템이 처음에 강력한 허들로 작용한다.
-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적응되면 쓰는 콤보만 계속 쓰게 된다.
- 결국 게임이 중반쯤 지나게 되면 생각보다 전투가 루틴해진다.
※ 왜 이런 일이 발생했는가? : 메타 드리븐의 문제 캐릭터 수집형, 특히 캐릭터를 조합해서 운용하는 게임은 여러 캐릭터를 다양하게 조합하게 유도해야 한다. 보통 이것을 위해 많이 사용하는 시스템이 약점이나 속성 시스템이다. 엑스 아스트리스는 이런 조합을 유도하는 시스템이 없는 것이나 다름 없다. (있지만 그렇게 유의미하지 않다) 그래서 조합을 하나 맞추면 그걸로 시작부터 엔딩까지 클리어가 가능하다. 즉, 교체 니즈가 발생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강력하게 교체 니즈를 발생시켜야 했을까? 그것조차 쉽지 않다. 왜냐하면 콤보를 구성하는 것 자체가 허들이기 때문에 교체 니즈가 빈번할수록 재편성 스트레스가 가중되기 때문이다. 속성과 스킬 시너지만 생각하면 되는 타게임과 달리 이 게임은 캐릭터 하나, 스킬 하나만 바뀌어도 콤보가 틀어진다. 지금은 콤보라는 매커니즘을 뾰족하게 살리기 위해 다른 것을 포기한 느낌. 콤보에 대한 허들을 낮추고 다양한 조합을 쓰도록 유도하는 게 좋지는 않았을까? |
- 이해하기 어려웠던 장비 구조 라일라 키
- 세트 + 퍼즐 구조(캐릭터별 퍼즐 구조 상이)
- 드롭으로 떨어지기도 하지만 제작도 할 수 있음
- 이 시스템 역시 다시 조합 하는 게 너무 스트레스
- 세트와 캐릭터별 퍼즐판, 각 퍼즐의 구조를 재고려 해야 한다.
- 한 번 변경하려고 하면 재고려할 게 거미줄처럼 늘어난다.
- 전투가 상당히 마니악하고 타겟층이 너무 뾰족함
- 아래 성향을 모두 만족하는 유저가 잔존한다.
- 패링 - 컨트롤을 잘하는 유저
- 턴제 - 턴제를 좋아하는 유저
- 콤보 - 콤보 액션감을 좋아하는 유저
- 퍼즐 - 필드를 뛰어다니는 퍼즐을 좋아하는 유저
- 아래 성향을 모두 만족하는 유저가 잔존한다.
- 번역 퀄러티가 매우 아쉬웠음
- 번역 문제는 공식 사과공지가 올라올 정도로 이슈가 컸다.
- 문제의 근원은 로컬의 유저 성향과 로컬라이징 방식의 괴리
- 한국어 더빙이 없을 때 서브컬처 유저는 보통 일본 음성을 듣는다.
- 이 유저층은 어느정도의 일본어 청해가 되는 경우가 많다.
- 하지만 번역은 중국어 원본을 한국어로 번역했다.
- 이때, 일본어 음성과 한국어 번역 사이의 거대한 괴리가 발생한다.
- 일본은 현지 특성상 흔히 말하는 초월 번역을 많이 한다.
- 캐릭터성, 고유 명사, 대사 표현 방식 등 많은 것이 달라진다.
- 그래서 한국어 번역본과 일본어 음성을 같이 들으면 전혀 다른 대사처럼 느껴진다.
- 일본은 현지 특성상 흔히 말하는 초월 번역을 많이 한다.
- 한국어 더빙이 없을 때 서브컬처 유저는 보통 일본 음성을 듣는다.
※ 하이퍼그리프의 실수라고 볼 수는 없다. 엑스 아스트리스의 번역 이슈는 실제로 겪어보기 전까지는 누구도 예상할 수 없는 사건이었다고 생각한다. 미리 예측하기에는 너무 일반적이지 않은 경우였다. 이걸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오직 한국어 더빙을 따로 받는 것 뿐. |
※ 간단 총평 엑스 아스트리스를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피쳐 크리프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패링, 콤보, 요리, 사용 아이템, 세트 장비, 퍼즐형 장비 장착, 장비 제작, 필드 퍼즐, 철학적 스토리...) 생각할 수 있는 수많은 매커니즘을 꾹꾹 눌러담아서 그것을 전부 활용, 적응할 수 있다면 재미있다. 하지만 그중 하나라도 적응하지 못한다면 이 게임은 시작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어렵다. 그야말로 하이퍼그리프가 만들고 싶은 것을 만들었다고 할 수 있는 마니악하고 실험적인 게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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