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 게임을 아직 플레이 하지 않으신 경우, 스포일러가 될 수 있습니다. |
핵심 요약
- D&D 기반의 CRPG로, 전투와 스토리 모두 엄청난 자유도 제공
- 클래스, 스킬, 주사위, 환경, 사물, 분기, 탐험...
- 마치 진짜 그 세계에 녹아들었다는 느낌의 몰입 경험
- 분기 때문인지 다소 스토리 전개에 임팩트가 약하다는 인상
좋았던 점
전투, 모험
- 주사위를 기반으로 한 예측 불가능한 전투
- 운에 치중 되어 있지만 기분이 나쁘지 않음
- 오히려 긴장감과 두근거림이 느껴졌다.
※ 보통 전투에서 운이 너무 개입하면 불합리한 경험을 많이 한다는 이유로 운 적인 요소를 제한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액션 게임에서 운적인 요소가 너무 강하면 조작 경험을 해칠 수 있다.) 그러나 이 게임에서 운의 영향이 큰 데도 불합리함을 느끼지 않은 것은 CRPG라는 장르적 특성 때문이 아니었을까? |
- 환경의 영향을 받는 변화무쌍한 전투
- 고저차, 바닥의 상태, 주변 사물 등...
- 전략이 액터와 스킬에 국한되지 않음
- 상상력을 자극하는 자유도 높은 전투
- 환경, 스킬, 상태, 물건들을 얼마든지 조합
- 플레이어가 다양한 실험을 하게 만든다.
※ 위 두 가지를 간략히 말하면, 전투에 변수가 무수히 많다고 표현할 수 있다. 전투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외부 변수가 무궁무진하게 많아서 어떤 조합이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 지 몰라 기대된다는 것. 문제는 이런 구성은 개발자조차도 그 결과를 예측할 수가 없다. 즉, 합리적인 전투 밸런스가 사실상 불가능한 구조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비슷한 사례로 패스 오브 엑자일-젬 조합-, 엘든링-무기,전회,마법 조합-이 있다) 사실상 개발팀은 완벽한 전투 밸런스는 불가능하다고 선언한 뒤에 개발했다고 과언이 아니다. 이는 발더스 게이트3가 PVP와 같은 유저 간 경쟁 콘텐츠가 없는 게임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 |
- 미지의 장소에서 놀라운 발견을 하는 탐험
- 단서, 수상한 것을 던져주고 호기심을 유발
- 그것을 계속 파고들게 빵가루를 던져준다.
- 그 끝에는 언제나 놀라운 발견이 기다림
- 어떤 루트로 탐험했느냐가 분기를 나누기도
스토리
- 끝없이 진짜 고민을 하게 하는 스토리 선택지
- 무의미한 선택지는 재미보다 피로를 만든다.
- 하지만 발더스는 모든 선택지가 재미있게 유의미
- 유저의 성향, 자존심, 가치관을 건드린다.
※ 유의미한 선택지가 연속되면 게임의 피로도를 크게 증가시켜 조심스럽게 사용하는 게 일반적인다. 예를 들어, 과거에 플레이했던 쓰론 브레이커에서는 선택지에 따른 보상 차이 때문에 플레이가 너무 피곤하게 느껴졌다. 그러나 발더스 게이트3에서는 그런 피로하다는 감각을 별로 받지 못했는데, 그 차이가 아마 스토리/게임 진행에 자연스럽게 녹아든 과정으로 인지하느냐, 물적 보상을 눈 앞에 두고 선택하라고 하느냐의 차이에서 나온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즉, 보상을 두고 선택지를 고민해야 했던 쓰론 브레이크와 달리, 발더스 게이트3는 그저 내 가치관, 욕망에만 충실하면 됐던 것. |
- 예측할 수 없는 엄청난 분량의 분기형 스토리
- 앞서 선택한 거의 모든 선택이 분기를 만든다.
- 나의 선택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 지 예측 불가
- 선택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기대하는 재미
- 또한 분기를 강요하게 하는 플롯이 적절히 등장
- 몬스터의 습격이나 돌발 이벤트 등...
- 깊이와 캐릭터성이 묻어 나는 동료들의 서사
- 동료 하나하나가 놀라운 개성을 보유
- 거기에 각자의 깊이 있는 사연을 보유
- 하나하나의 숨겨진 사연을 파고드는 재미가 있음
-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놀라운 스토리
- 지루할 틈이 없게 계속 궁금한 포인트를 던진다.
아쉬웠던 점
- 분기를 위해서 생각보다 큰 굴곡, 임팩트가 없는 스토리
- 분기 구조를 위해서인지 경험 그래프가 평이한 편
- 마지막 장에서는 큰 사건이 벌어지긴 했으나
- 거기까지 이어지는 길이 다소 잔잔한 굴곡이라는 인상
※ 이것은 발더스 게이트3와 같은 분기형 스토리 구조에서는 어쩔 수가 없는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시작부터 끝까지 이어지는, 굴곡이 너무 크지 않은 하나의 큰 줄기를 만들어 놓고 거기에서 파생될 수 있는 분기 스토리를 무수히 많이 만들어 놓은 구성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만약에 중심 줄기에 너무 큰 굴곡을 넣어서 결국 큰 줄기가 2개 이상이 되어버렸다면, 고려해야 하는 스토리의 줄기가 몇 배수로 불어나서 감당이 안 됐을 것이다. 즉, 이 게임은 갓 오브 워나 위쳐 같이 임팩트가 강한 서사성을 추구했다기 보다는, 플레이어의 인터랙션에 더 집중하는 선택을 내린 게임이라고 할 수 있겠다. |
- 멀티가 재미있다는데 해보지는 못했음
- 이것이 다른 CRPG와 라리안 게임의 큰 차이라고 하던데
- 시간이 많고 오랜 시간 같이 할 수 있지 않으면 어렵다.
※ 번외 노트 발더스 게이트3를 플레이하면서 든 생각은 딱 이것이다. "관리 능력이 어마어마하게 좋은 리더와 그와 오랜 기간 손발을 맞춰본, 노하우가 깊이 쌓인 개발팀이 만든 기획의 정수와 같은 게임." 라리안 스튜디오가 어떤 기상천외한 개발 프로세스, 도구를 가지고 있는지는 우리로썬 알 길이 없다. 하지만 이 게임과 같은 무수히 많은 분기의 스토리 구조와 온갖 곳으로 빠져나가는 옆길 콘텐츠, 거기에 단순히 분기를 타는 것이 아니라 모든 선택고 옆길이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 구조를 고려했을 때, 이것은 게임의 전체적인 분기, 연결 구조를 꿰차고 내려다 보고 있는 관리자의 존재가 있다는 것을 암시한다. 그런 사람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 이유는, 이것을 자동화할 수 있는 기막힌 솔루션이나 AI가 있기는 어렵다는 생각(AI가 사람 수준으로 스토리를 이해하는 게 아니라면), 그리고 플레이 하면서 몇 개의 스토리상 버그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미처 분기 간의 영향을 고려하지 못한 대사 처리) 또한, 그런 능력 출중한 관리자가 있다고 해서 다 되는 것이 아니다. 게임은 혼자 만드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관리자의 디렉팅을 적절히 이해하고 병행 진행 중인 다른 작업자의 작업물을 파악하면서 빠르게 작업물을 생산할 수 있는, 노하우 깊고 손발을 오래 맞춰본 팀이 있어야 가능한 게임이다. (진위 여부는 따져봐야 겠지만, 이 게임은 스토리 기획만 수 년간 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야 말로 몇 개의 디비너티 시리즈를 거쳐서 탄생한 라리안 스튜디오의 일생의 역작. 아마 앞으로도 이 게임을 흉내낼 수 있는 회사는 거의 없지 않을까? (특히 하나의 스튜디오가 붙어서 움직이지 않고 개발자 소수 단위의 이직이 잦은 한국에선 아마 더 어려울 것) |
'생각 창고_그 외 > 콘텐츠 간단 후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게임] 엑스 아스트리스 간단 후기 (0) | 2024.08.19 |
---|---|
[애니]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 6기 간단 후기 (0) | 2024.08.18 |
[애니] 스즈메의 문단속 간단 후기 (0) | 2024.08.03 |
[게임] 스타워즈 제다이 서바이버 간단 후기 (0) | 2024.08.03 |
[게임] 파이널 판타지 16 간단 후기 (0) | 2024.07.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