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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창고_게임/게임 철학

피쳐 크리프와 오컴의 면도날

1. 시작하기 전에

  아이디어를 만들어내야 하는 기획 작업을 하다보면 필연적으로 벌어지는 상황들이 있는 그 중 쉽게 만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기능들이 끝없이 붙는 현상인 피쳐 크리프(Feature Creep)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 철학을 공부하기 시작하면서 이 현상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흥미로운 이론을 발견하였습니다. 오컴의 면도날(Occam's Razer)이라고 불리는 이 철학은, 어떤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계속 가정을 덧붙여야 한다면 그것은 거짓일 확률이 높다는 이론입니다. 모든 기획자들이 이 두 가지를 명심해두면 매우 유용할 것이란 생각이 들어 홀로 생각하고 있던 것을 글로 정리해보려 합니다.

 

 

 

2. 피쳐 크리프(Feature Creep)와 피쳐 퍼티그(Featrue Fatigue)

  피쳐 크리프와 피쳐 퍼티그는 마케팅에서 주로 사용하는 용어라고 합니다만, 위키 피디아에 의하면 최근 해외에서는 컴퓨터 소프트웨어나 게임 등에서도 적용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피쳐 크리프는 앞서 말했듯이 기능이 끝없이 붙는 현상을 이야기하는데, 일반적으로 마케팅에서 판매하려는 제품들, 특히 전자제품의 경우 대부분의 고객들이 기능이 많을수록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더 좋은 제품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서 자꾸 불필요한 기능을 추가하는 것을 이야기한다고 합니다.

그럼 컴퓨터 소프트웨어나 게임에서는 어떻게 적용될까요? 이것을 알아보기 위해 아래 이미지를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구글에 피쳐 크리프로 검색하면 쉽게 찾을 수 있는 이미지 중 하나로, MS 워드의 모든 기능들을 탑바에 나열해놓은 것입니다. 이 수많은 기능 중에서 실제로 사용자들이 사용하는 기능은 몇 개나 될까요? 아마 대부분이 절반도 사용하지 않고 있을 것입니다. 거의 사용되지 않을 기능들을 있으면 좋을 것 같다는 이유로 계속 추가하는 것이죠.

 

 

  피쳐 크리프 현상이 심해지면 2가지 문제가 나타납니다. 첫번째는 업무(개발) 지연 현상으로, 꼭 필요한 것만 추가하면 불필요한 개발 소요를 들이지 않고 빠른 시간 안에 개발을 끝낼 수 있을텐데, 불필요한 기능을 하나 둘 추가하면서 개발 기간이 길어지는 것이죠. 두번째는 피쳐 크리프와 짝을 이루는 또 하나의 현상, 피쳐 퍼티그입니다. 기능 혐오라고도 하는 이 현상은 마케팅에서는 사용자가 제품을 사용하려 하는데 기능이 너무 많아서 혼란함을 느낀 나머지 그런 제품 자체에 혐오를 느껴 사용을 포기하는 것을 말합니다. 핸드폰으로 예를 들면 일반적으로 IOS와 AOS를 놓고 비교했을 때 IOS 사용자들이 AOS에 무수히 깔려 있는 앱들을 지적하면서 다시는 AOS를 못 쓸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을 떠올리면 됩니다.

 

이런 치명적인 단점들을 지닌 피쳐 크리프가 나타나는 원인은 무엇일까요? 그간의 업무 경험상 이유가 3가지 정도 있다고 보았습니다. 첫번째는 '다다익선의 함정'에 빠져 많은 것이 곧 좋은 것이라 생각하여 끊임없이 넣는 경우입니다. 두번째는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말처럼 의견을 제시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져 덧붙여지는 경우입니다. 마지막 세번째는 기획을 진행하다가 문제가 발생했을 때(보통 이런 경우를 '홀 Hole이라 합니다),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것을 추가하는데, 이것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계속 더해지기 경우입니다. 각각의 경우가 발생하는 이유와 해결책은 오컴의 면도날을 알아본 뒤에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3. 오컴의 면도날(Occam's Razer)

  이 이론을 제시한 철학자는 윌리엄 오컴이라는 중세 유럽의 사람입니다. 그는 어떤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불필요한 가정을 덧붙여야 한다면 그것은 거짓일 가능성이 높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유튜브 채널 '5분 뚝딱 철학'에서 이해하기 쉬운 2가지 예시를 들어주었는데 한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첫번째, 어떤 학생이 지각을 했는데 그 이유를 '지하철 놓치고, 버스를 놓치고, 할머니를 돕고...'라며 말이 길어지기 시작합니다. 이것은 지각을 설명하기 위해 자꾸 가정이 계속 붙게 되는 것이므로 거짓말일 확률이 높다는 것이죠. 반대로 어떤 학생이 지각한 이유를 '늦잠을 잤다' 하나로 말했다면 건방져 보이더라도 그게 진짜일 확률이 높다는 것입니다.

다소 터무니없어 보일 수 있으니 조금 더 설득력있는 두번째 예시를 한번 보겠습니다. 바로 천동설과 지동설입니다. 아래 이미지는 두 이론을 기반으로 태양계 천체들의 움직임을 도식화한 것입니다. 한 눈에 보기에도 천동설에 비해 지동설이 더 깔끔한 형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또한 천동설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때에 따라 변하는 천체들의 모양이나 밝기 등을 설명하기 위해서 내전원이라는 새로운 가정을 더했다고 하는데, 지동설로 설명하면 내전원(아래 2번째 이미지)이라는 불필요한 가정이 필요없이 공전, 자전 운동만으로 깔끔하게 설명이 됩니다. 또한 지동설은 우리 태양계 뿐만 아니라 다른 은하나 태양계에 대해서도 깔끔하게 설명할 수가 있죠. 결과적으로 우리가 모두 알고 있듯이 지동설이 진실인 것처럼, 다른 현상들도 이것과 마찬가지로 무언가를 설명하기 위해서 불필요한 가정을 계속 덧붙여야 한다면 그것은 거짓일 확률이 높다는 것입니다.

 

※ 지동설(좌)과 천동설(우)을 표현한 그림

지동설에 기반하면 단순하고 깔끔하게 천체 움직임이 설명되지만, 천동설을 설명하려면 내전원(공전원 안에 또 공전원이 있다)이라는 가정을 추가해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 모두가 알고 있듯이 진실은 

 

 

4. 게임 기획에서의 적용

  이 이론들을 게임 기획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까요? 먼저 이야기했었던 피쳐 크리프의 발생 원인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이 원인들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다다익선의 함정과 사공이 많아서 발생하는 경우를 살펴보면, 대부분의 경우가 방향을 명확히 확립하고 있지 않아서 발생하는 문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기획을 할 때는 먼저 목적과 의도, 즉 방향성을 정해놓고 진행해야 하나, 그렇지 않으면 이것도 괜찮은 것 같고 저것도 괜찮은 것 같아서 기능을 마구잡이로 추가하게 됩니다. 예를 들면 최근 맥가이버칼이 코르크 따개 같이 거의 사용될 일이 없는 것들이 다수 추가되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런 것들이 아마 "이왕이면 코르크 따개도 있고 뭣도 있고 하면 좋잖아?" 라는 느낌으로 추가되었을 확률이 높습니다. 문제는 이렇게 하나 둘 추가하면 점차 두께가 두꺼워지고 그렇게 편리하게 휴대할 수 있다는 기존의 방향을 잃어버려 맥가이버 칼로써의 가치를 잃어 버린다는 것이죠.

이런 현상은 회의를 진행할 때도 똑같이 벌어집니다. 여러 명이 함께 의논을 진행하다보면,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라는 말에 걸맞게 사람들은 저마다 옳다고 생각하는 것, 좋아하는 것을 정신없이 던지기 시작합니다. 이때 의도를 100% 이해하지 못하는 일부 사람들이 기획 의도와 상관없는 것들을 제안하게 될텐데, 담당 기획자가 스스로 방향을 꽉 잡고 있지 않게 되면 이런 의견들에 휘둘려 피쳐 크리프가 발생하게 됩니다.

 

이런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앞서 말한 것처럼 기획자 스스로가, 자신이 담당한 기획에 대해 명확한 방향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기획을 세부적으로 들어가기 전에 결정권자와 협의하여 아에 방향의 못을 박아놓고 절대 흔들리지 않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세부 기획에 들어갔을 때나 회의가 진행될 때 거기에 매몰되어 숲을 보지 못하고 나무만 보는 실수를 범하지 않도록 수시로 방향에 맞는지 점검해야 합니다.

 

※ 사용자가 필요한 맥가이버칼의 기능과 피쳐 크리프가 발생했을 시 벌어지는 맥가이버칼의 모습

언제 어디서든 필요한 것을 꺼내쓸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인 맥가이버칼이 저렇게 피쳐 크리프가 발생하면 그 존재 가치가 흔들릴 수 있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원인 중 3번째로 언급했던 꼬리에 꼬리를 무는 경우로, "이걸 해결하려면 이게 또 필요하겠네. 어, 이 문제가 있으니 또 이게 필요하겠네" 식으로 피쳐 크리프가 범해지는 경우입니다. 기능과 문제가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뫼비우스의 띠같은 함정이죠. 대부분의 사람들이 덜어내기 보다는 추가하는 것에 익숙하기 때문에 이 고리에서 빠져 나오는게 쉽지 않습니다. 이것이 계속되다 보면 담당 기획자 스스로의 감당할 수 없을만큼 많은 것을 만들어내게 되고 종국에는 그것을 정리하는 것에만 급급하여 시간을 허비하고 의미 없이 덩치만 큰 결과가 탄생하게 됩니다. 

이때 생각해볼만한 것이 바로 윌리엄 오컴의 오컴의 면도날입니다. 오컴은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서 불필요한 가정이 계속 덧붙여진다면 그것은 거짓일 가능성이 높다고 했습니다. 즉, 기획에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계속 뭔가를 덧붙여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면 그건 잘못된 기획이었을 확률이 높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기획자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것을 추가해야야 할 것 같은 상황이 왔다면 그보다는 덜어내야 하는 것은 아닌지 먼저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또한 이미 덩치가 커져버린 기획안을 처리해야 하는 경우에도 그것을 잘 정리하기보다는 불필요한 것을 찾아내고 제거하는 작업을 해야만 합니다.

 

※ 뫼비우스의 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것을 계속 추가하다보면 끊임없이 뭔가를 추가하게 되는 함정에 빠질 수 있는데, 이럴 때는 추가하기보다 덜어낼 것은 없는지 먼저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제 실제로 제가 실무를 하면서 경험한 것을 토대로 만들어본 사례로 오컴의 면도날을 어떤 형태로 적용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시나리오 관련된 이야기입니다. 보통 시나리오가 재미없다거나 루즈하다는 이야기가 나오면 많이 하는 것이 연출이 많고 극적여 보이는 사건이나 인물을 추가하는 것입니다. 서사학에서 이야기 했듯이 사건은 이야기에 맞춰 일관성이 있어야 하며 인물은 서사를 전달하기 위한 배역으로써의 역할을 해야만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피쳐 크리프에 의해 추가되는 사건, 인물은 방향성에 관련없이 단순히 '재미있으니까, 화려하니까' 추가되기 마련입니다. 그러다보면 사건이나 인물은 넘쳐나는데 그것들이 서사 속에서 하는 역할은 없고, 진행이 갈수록 난잡해지기 시작합니다. 주인공 옆에 딱히 하는 일 없이 병풍처럼 서있는 인물이 하나 둘 늘어나는 것이죠. 이럴때 오컴의 면도날을 사용하여 서사의 방향성을 점검한 후, 특정한 역할을 맡지 않은 사건이나 인물은 과감히 제거해야 합니다.

 

  다음은 레벨, 동선의 경우를 보겠습니다. 레벨 기획자는 가장 기본적인 동선인 일직선 동선에 재미를 주기 위해서 높이 변화도 주고, 커브 길이나 갈림길도 주고, 적 개체도 배치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하나씩 추가하다보면 마치 '많이 추가할수록 더 재미있는 레벨이다'라는 다다익선의 함정에 빠지기 시작합니다. 간단했던 동선이 이렇게 이것저것 추가되다 보면 지형이 쉴새없이 오르락 내리락하면서 커브길과 갈림길이 연속되고 몬스터가 쉴 새 없이 쏟아지는 레벨이 등장하기 시작합니다. 그럼 결과물로 나온 레벨이 마치 정글을 탐험하듯 변화무쌍한 지형을 가지게 되어 플레이어가 방향감이나 위치감을 상실하여 길을 잃게 되거나 너무 잦은 몬스터의 등장이 피로감을 지나치게 상승시키기도 하고 비슷한 파훼법을 가진 몬스터가 연속 등장하여 게임을 지루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레벨의 피쳐 크리프 해법은 방향성만 가지고 논할 순 없습니다. 레벨은 점차적으로 상승시켜 나가는 것이기 때문에 앞뒤 흐름에 따라 좋았던 것이 지루해질 수도 있고 지루했던 것이 갑자기 좋아질 수도 있기 때문이죠. 따라서 나무만 살피지 말고 숲을 본다는 감각으로 전체적인 플로우를 보면서 진행하되, 추가만할 것이 아니라 불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것부터 제거한다는 감각으로 진행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시스템을 살펴보겠습니다. 예를 들어 가장 효율이 좋은 조합을 찾아내는게 핵심 재미인, 보석 장착/조합 시스템이 있다고 해보겠습니다. 당연히 이 시스템의 모든 것은 보석을 조합하는 재미에 집중해야 하겠지요. 하지만 여기에 피쳐 크리프 현상이 발생하면서 이런 의견들이 추가됩니다. "남은 보석을 도감처럼 모아서 또 능력치를 주면 좋지 않을까?", "보석에 다양한 세트를 만들고 맞췄을 때 더 좋은 능력치를 주면 재밌지 않을까?" 얼핏보면은 모두 적절해보이고 재미있어 보이지만 하나하나 뜯어보면 그렇지 않습니다.

 

도감의 경우, 복잡한 조합과 달리 상대적으로 단순하고 직관적인 형태를 취하고 있기 때문에 플레이어에게 더 친숙하게 다가올 것이기 때문에 조합을 위해 아껴둬야 할 것들을 일단 도감에 집어넣는 플로우를 유도할 수 있습니다. 또한 조합을 고민하기 위해 파밍할 보석을 선택하기에 앞서 상대적으로 쉬운 도감 작업을 위해 파밍을 고민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주객전도가 되어 도감 작업이 콘텐츠 핵심 경험이 될 우려가 있습니다.

세트의 경우, 정확히 특정 보석을 모아야 하는 플레이 유형이기 때문에 효과가 적지도 않을 것이고 세트 효과가 표출됨에 따라 일반적인 조합보다 세트 효과가 더 직관적으로 와닿아 플레이어가 다양한 조합을 시도하기 보다는 세트에 갇히려 하는 플레이 형태를 보일 수 있습니다. 또한 사람은 심리학적으로 무엇이든 패턴화해야 안정감을 느끼기 때문에 세트가 있는 순간 세트를 강요하는 것과 같은 느낌을 주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이 역시 주객전도가 되어 다양한 조합을 시도하기 세트를 맞추는 것이 더 핵심 경험이 될 우려가 있습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고 보석 자체의 효과를 넘어서 도감에서 제공하는 효과와 세트에서 제공하는 효과, 세트의 종류까지 학습해야 하기 때문에 보석 조합 시스템 자체가 피쳐 퍼티그를 유도할 수도 있습니다.

 

더 직관적이고 단적인 예로, 젬의 조합이 게임의 재미를 크게 좌우하는 게임, 패스 오브 엑자일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현재 세트나 도감같은 시스템이 없음에도 젬 조합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으로 악명 높은 이 게임에 젬 도감과 젬 세트가 추가되면 어떻게 될까요? 수십개가 넘는 젬을 학습하는 것을 넘어 그것들의 세트, 도감에서 주는 효과까지 습득하려면 아마 게임을 즐기는 것이 아니라 공부를 해야 할 것이고, 처음 얻은 젬의 아이템 툴팁에 젬의 효과 / 젬의 세트 효과 및 파츠 / 젬의 도감 정보까지 한 번에 마주친 대부분의 유저가 피쳐 퍼티그를 느껴 지레 겁먹고 이탈하게 될 것입니다.

 

※ 패스 오브 엑자일의 수많은 젬들

젬의 종류만으로도 이렇게 많아서 학습할 것이 많은데, 여기에 세트 효과나 도감이 추가되면 어떻게 될까요? 피쳐 퍼티그!!

 

 

5. 마치며

  흔히 기획을 하다보면 많이 듣는 이야기 중 하나가 바로 '어려워야 재미있다'와 '너무 쉬우면 깊이가 없고 재미없다'라는 이야기입니다. 여기서 '어렵다와 쉽다'라는 개념을 흔히 많은 사람들이 '기능이 많고 적음, 혹은 할 수 있는 것이 많고 적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이때문에 이런 피드백을 받으면 가장 많이 하는 행동이 바로 새로운 것을 추가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유명 게임들, 이를테면 다크 소울이나 포켓몬스터 같은 게임들은 기능이 많아서 재미있는 것이 아닙니다. 다크 소울은 기능 자체는 별로 없지만 전투 규칙 하나로 어렵고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었고, 포켓몬스터도 몬스터를 잡고, 키우고, 싸운다라는 규칙만으로 재미있고 깊이 있는 콘텐츠를 만들었습니다. 뭐든지 기획을 할 때는 많은 것이 재미있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하고 담백하면서도 재미있는 것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 다크 소울과 포켓몬스터

두 게임 모두 현존하는 모바일 게임들처럼 복잡하고 많은 시스템이 없이도 충분한 재미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많은 것이 재미있는 것은 반드시 아니라는 것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