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은 피할 수 없고 받아 들여야 하는 것이라고 한다면 다음으로 우리는 궁금한 게 생깁니다. 죽음 이후에는 무엇이 찾아오는 것일까요? 아니, 구체적으로 죽음 이후에 찾아간다는 사후 세계는 존재하는 것일까요? 아니면 그저 아무것도 없는 무(無)가 되는 것일까요?
FSM(Flying Spaghetti Monster)
세계에는 다양한 종교가 있는데 그 중에 미국에서 출발했다고 알려진 FSM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 종교는 하늘을 나는 스파게티 몬스터를 숭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사실 FSM은 종교를 비판하기 위해 탄생했지만 논리는 꽤 그럴싸 합니다. FSM의 핵심은 존재를 증명할 수 없기 때문에 그것이 실제로 있을 수도 있다는 것에 있습니다. 하지만 세상의 수많은 종교가 증명할 수 있든 없든 그것은 사실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누군가는 그것을 통해 안식을 얻고 있다는 것입니다.
사후 세계는 있다, 아마도
사후 세계의 존재는 아마 인류의 문명이 끝나는 날까지 증명되지 않을 지도 모릅니다. 산 사람은 사후 세계에 갈 수 없고, 신체가 죽었다가 되살아난 사람도 그 어떤 증거를 제시할 수 없었습니다. 이것을 증명하기 위한 수많은 철학들이 존재하지만, 물리적 증거가 발견되지 않는 이상 이는 모두 탁상공론입니다. 현실 세계의 법칙을 들어 사후 세계가 없다는 것을 증명하려는 시도들도 있지만, 이곳의 법칙이 그곳에도 적용되리라는 법은 없습니다. 인류는 아직 현실 세계의 양자역학조차 완벽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즉, 사후 세계의 증거나 그곳에서의 원리에 대해서 고민하는 것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하지만 사후 세계가 실제로 있는지 없는지는 중요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어느 쪽으로든 믿음으로써 마음의 위안을 얻을 수 있다면 말입니다. 그렇다면 현실에서 수많은 사랑하는 이들을 떠나보내야만 하는 우리는, 사후 세계가 없는 것보다는 있다고 믿는 것이 더 유익할 것입니다.
현재의 것과 사후의 것은 별개다
지금까지의 이야기와 마찬가지로 현재의 것을 사후까지 가져간다는 증거는 없습니다. 다만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현재의 것은 그대로 남는다는 사실입니다. 수천 년 전 고대의 왕들이 가진 것에 미련이 남아 무덤에 남겨 놓은 것들은 오늘 날까지 우리에게 전해지고 있습니다. 숨이 떠난 신체를 불에 태운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사후로 전해지는 것이 아닌 물리적 치환일 뿐, 현세에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어디로 가는지 모르는 것은 오직 우리의 의식 뿐입니다.
따라서 죽음을 준비하든, 죽음이 찾아왔든 남겨질 것들 아쉬워하거나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죽고 나서 아마도 있을지 모를 사후 세계로 떠난다면 그것은 이제 나와 상관 없는 것들이 됩니다. 설령 사후 세계가 존재하지 않아서 무(無)가 된다면, 역시 남겨질 것들은 더욱 나와 관계 없는 것입니다. 따라서 죽은 뒤에 남겨질 것들은 사회를 위해 환원을 하든, 남겨진 아끼는 사람들을 위해 나눠주든, 극단적으로는 어떻게 처리되든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즉, 죽음을 대비하여 준비해야 하는 것들에 남겨질 것들에 대한 걱정은 포함될 필요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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