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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서재/[연대] 반지의 제왕

4-2. 힘의 반지 : [태양 제3시대] 북부의 위기

※ 알리는 글
● 본 블로그의 반지의 제왕 역사 시리즈는 읽는 재미를 위해 원작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내용, 표현에 살을 붙이고 있습니다. 

 

아르노르의 분열

  창포벌판의 재앙으로 이실두르가 실종된 뒤, 북왕국 아르노르의 왕위는 최후의 동맹 전투에 따라가지 않고 임라드리스에 남아있었던 막내아들 발란딜의 몫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아르노르의 상황은 참담하기 그지 없었습니다. 남쪽의 거대한 악을 몰아내기 위해서 아르노르는 국력을 있는 힘껏 끌어모았었으며 모르도르의 불길은 그 대부분을 불태워버렸습니다. 아르노르의 국토는 곤도르에 비해서 훨씬 넓었지만 이 넓은 곳을 관리하기에 이제 두네다인과 인간의 숫자는 충분하지 않았으며 많은 땅이 버려진 채로 방치되기 시작했습니다. 

간신히 유지되고 있던 왕국은 제7대 왕 에아렌두르가 서거하면서 무너졌습니다. 그에게는 아들이 여럿 있었는데, 왕이 서거하자 그의 아들들은 왕위를 차지하기 위해 내전을 벌였고 아르노르는 끝내 아르세다인, 카르돌란, 루다우르 세 왕국으로 분열되었습니다. 비옥한 영토와 아몬 술을 차지하기 위한 다툼은 수백 년간 계속되었고 아름다웠던 안누미나스는 폐허가 됐습니다. 분열된 아르노르는 이후 자의로든 타의로든 다시는 하나로 합쳐지지 못했습니다.

 

세 개로 분열된 아르노르 왕국

 

 

이스타리

  태양 제3시대에 들어선 지 수백 년이 지났습니다. 북왕국들은 분열된 후 끝없는 전쟁을 치렀으며 남왕국 곤도르는 동부인과 하라드인의 끊임없는 침공을 큰 희생을 치르면서 막아냈고 그렇게 1000년이 흘렀습니다. 이 시기에 가운데땅에는 갑작스레 신비로운 사람들이 등장했습니다. 이들은 분명 매우 연로하면서도 건장한 신체를 가지고 있었으며, 한곳에 머무르기보다는 가운데땅을 여행하며 다양한 지식과 전승을 찾아다녔습니다. 이들은 엘다르나 인간들에게 위기에 대해 경고하고 다녔으며 누구에게도 자신들의 진짜 힘과 목적을 드러내는 법이 없었습니다. 특이한 것은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더 나이를 먹거나 죽지 않았으며 인간의 기준으로 몇 대에 걸친 시간이 지나더라도 항상 같은 모습으로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인간들은 이들이 엘다르와도 자주 어울리는 것을 보고 엘다르와 같은 이들이라고 추측했고, 세간에서는 이들을 마법사단 혹은 엘다르어로 이스타리라고 불렀습니다.

 

이들의 숫자는 불분명했으나 그중 유명했던 자가 몇 있었습니다. 첫 번째로 엘다르는 쿠루니르, 인간은 백색의 사루만이라고 불렀던 자로, 매우 고귀한 품행과 차림새를 하고 백색의 옷을 입었으며 손재주가 매우 뛰어났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그를 마법사단의 수장이라고 여겼습니다. 그는 한동안 가운데땅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어떤 정보를 조사하고 다녔는데 특히 비밀리에 안두인 대하에 주로 관심을 가졌으며, 곤도르의 오르상크 첨탑이 버려지자 그곳에 자리 잡았습니다. 또 다른 이는 갈색의 라다가스트로, 이 이름은 누메노르의 말로 짐승을 보살피는 이라는 뜻이었습니다. 그는 주로 엘다르와 인간들과 교류했던 다른 마법사들과는 다르게 숲속으로 들어가 야생의 짐승들이나 새와 함께 시간을 보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엘다르는 미스란디르, 인간은 회색의 간달프라고 불렀던 자로, 그는 누구보다 따뜻한 마음을 지니고 열정적이었으며 정착하지 않고 에리아도르부터 곤도르, 로바니온까지 누비며 도움이 필요한 모두에게 손을 내밀었습니다. 그 외에 풍문으로는 푸른 옷을 입은 마법사 둘이 더 있었고 그들이 동쪽 멀리 떠났다고 알려져 있었지만 정확히 알려진 바는 없었습니다.

 

마법사단 by Mairon66

 

이들은 천 년 이상을 가운데땅에서 활약했지만 정체에 대해서는 세 반지의 수호자 정도를 제외하면 누구도 알지 못했습니다. 사실 이들은 대양을 넘어 서녘에서 온 자들로, 가운데땅에 다시 어둠이 꿈틀거릴 조짐이 보이자 발라들이 파견한 마이아들이었습니다. 발라들은 과거의 경험을 비추어보았을 때 자신들의 권능을 드러내어 구원하는 것은 정답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으며, 겉으로만 일루바타르의 자녀들의 모습을 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육신을 입어서 그들과 똑같이 두려움과 고통을 느끼고 죽음까지도 경험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면서 가운데땅의 이들에게 올바른 길을 걷도록 조언하고 서로 결속하도록 유도하여 엘다르와 인간이 스스로 악에게 저항할 힘을 기르도록 하고자 했습니다.

마법사단은 모두 배를 타고 미슬론드 항구를 통해 가운데땅에 찾아왔으며 이곳의 관리자이자 세 반지의 수호자 중 한 명인 키르단이 그들을 맞이했습니다. 키르단은 가장 마지막에 이 땅에 도착한 미스란디르를 처음 봤을 때, 그가 앞선 이들과 비교했을 때 가장 보잘것없어 보였지만 사실은 그 누구보다도 가장 고귀하고 지혜롭다는 것을 깨닫고 그를 환대하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미스란디르. 이것을 받으세요."

"붉은빛이 매우 아름답지만 그만큼 치명적인 힘을 담고 있는 반지로군요."

"예. 그 반지는 불의 반지 나랴로, 과거 켈레브림보르가 만든 세 반지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이걸 어찌 제게 주시는 겁니까?"

"당신을 만나자마자 이스타리 중 그 누구보다 큰 노고와 고난을 겪으실 것이라 예감했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이 반지는 매우 강력한 힘을 담고 있지만 이곳에 있는 한 다른 반지와 다를 바가 없습니다.

 하지만 당신에게 간다면 당신을 돕고 많은 사람에게 용기를 주는데 쓰일 수 있을 겁니다."

 

회색의 간달프는 키르단의 말을 듣고 반지를 넘겨받았으며 이 사실을 그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고 비밀로 했습니다. 하지만 훗날 백색의 사루만이 이것을 알고 마음속 깊이 질투심을 품었습니다.

 

영화 호빗 : 다섯 군대의 전투의 확장판에서 등장한 간달프와 불의 반지

 

 

어둠숲

  이스타리가 가운데땅에 도착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발라들의 불길한 예감이 적중한 듯 로바니온의 초록큰숲 남부에 아무도 모르게 불길한 어둠이 스며들었습니다. 어느 날 스스로를 강령술사(The Necromencer)라고 칭한 자가 나타나더니 알 수 없는 불길한 힘으로 숲에 어둠을 불러오기 시작했으며, 언제나 새가 노래하고 사슴이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들렸던 숲은 이제 어둠 속에서 사냥감을 노리는 포식자가 도사려서 숨 막히는 침묵만 감도는 곳으로 변했습니다. 특히 어디에서 유입됐는지 알 수 없는 거대한 거미들은 온 숲에 거미줄을 치고 엘다르고 짐승이고 할 것 없이 닥치는 대로 잡아먹었습니다. 

영화 '호빗'에 등장했던 어둠숲

 

결국 초록큰숲의 엘다르 왕국을 다스리는 스란두일은 터전을 버린 뒤 동족을 이끌고 숲의 북쪽으로 올라가서 지하 동굴에 왕국을 세웠습니다. 동굴에 위치한 이 왕국은 태양 제1시대에 벨레리안드에 존재했던 신다르 왕국 도리아스의 수도 메네그로스와 유사하다는 이야기가 있었는데, 스란두일이 도리아스 신다르 출신의 군주였으므로 그가 메네그로스의 영광을 그리워하여 이곳에 왕국을 건설했다는 소문이 있었습니다.

 

영화 '호빗'에 등장했던 스란두일
영화 '호빗'에 등장했던 스란두일의 지하 궁전

 

스란두일과 난도르가 떠나자 강령술사는 그들의 왕국이 있던 자리에 거점을 만들고 요새를 세웠는데 이곳은 돌 굴두르(Dol-Guldur)라고 불렸습니다. 돌 굴두르의 어둠은 눈에 크게 띄지 않게 조용히 어둠을 퍼트렸고 숲은 날마다 더 위험해져 스란두일의 백성이 외부와 교류할 때 사용했던 많은 길들이 버려졌습니다. 이때부터 초록큰숲은 어둠숲(Mirkwood)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불렸습니다. 아직은 강령술사의 위협이 그렇게 눈에 띄지 않았기 때문에 엘다르는 물론 마법사단도 그를 눈여겨보지 않았으며 누구도 그의 정확한 정체를 알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강령술사는 약 천 년의 시간 동안 조용히 자신의 비밀스러운 계획을 준비했습니다.

 

영화 '호빗'에 등장했던 강령술사
영화 '호빗'에 등장했던 돌 굴두르


※ 태양 제3시대의 주요 인물

요정(놀도르) 엘론드 에리아도르의 엘다르 요새 임라드리스의 군주
인간(두네다인) 엘렌딜 (사망) 북왕국 아르노르의 초대 왕.
태양 제2시대 최후의 동맹 전투에서 사망.
인간(두네다인) 이실두르 (사망) 엘렌딜의 첫째 아들. 남왕국 곤도르의 초대 형제 왕
태양 제3시대 초기 아르노르로 돌아가는 길에 습격으로 사망.
인간(두네다인) 아나리온 (사망) 엘렌딜의 둘째 아들. 남왕국 곤도르의 초대 형제 왕
태양 제2시대 최후의 동맹 전투에서 사망.
요정(놀도르) 갈라드리엘 에리아도르에 남은 놀도르 군주. 켈레보른의 아내.
요정(신다르) 켈레보른 도리아스 출신의 신다르 군주. 갈라드리엘의 남편.
요정(신다르) 암로스 로스로리엔의 군주.
요정(신다르) 스란두일 초록큰숲 왕국의 군주.
이스타리(마법사) 백색의 사루만 마법사단의 지도자로 추앙받는 자. 쿠루니르라고도 불림.
이스타리(마법사) 회색의 간달프 마법사단의 마지막 합류자. 미스란디르라고도 불림.
이스타리(마법사) 갈색의 라다가스트 로바니온에서 주로 활동하는 동물을 사랑하는 마법사.
마이아 사우론 가운데땅의 남은 마지막 절대악. 절대 반지의 주인.
인간(악령) 마술사왕 아홉 나즈굴의 대장이며 사우론의 부관
정체불명 강령술사 초록큰숲에 어둠을 몰고 와 돌 굴두르에 자리잡은 인물

※ 태양 제3시대의 주요 지명

미슬론드 린돈에 위치한 엘다르가 서녘으로 떠날 때 이용하는 놀도르의 항구 도시.
아르노르(분열) 북쪽에 있었던 두네다인의 왕국. 북왕국.
안누미나스(폐허), 포르노스트, 아몬 술이 왕국에 소속된 도시 및 요새들.
아르세다인 아르노르에서 분열된 왕국 중 하나. 에리아도르 북부에 위치
카르돌란 아르노르에서 분열된 왕국 중 하나. 에리아도르 남부에 위치
루다우르 아르노르에서 분열된 왕국 중 하나. 에리아도르 동부에 위치
곤도르 남쪽에 위치한 두네다인의 왕국. 남왕국.
오스길리아스, 미나스 아노르, 미나스 이실, 오르상크 첨탑이 왕국에 소속된 도시 및 요새들.
임라드리스 엘론드가 세운 엘다르의 피난처 겸 요새. 깊은골(리벤델)으로도 불림.
로스로리엔 신다르 군주 암로스가 통치하는 난도르의 왕국
어둠숲(구 초록큰숲) 로바니온에 펼쳐진 거대한 숲으로, 스란두일의 왕국이 있는 곳
모리아 히사에글리르 지하에 위치한 난쟁이의 왕국. 난쟁이어로 크하잣둠이라 불림.
바랏두르(폐허) 모르도르에 위치한 사우론의 요새. 최후의 동맹 전투 후 폐허로 남았음.
돌 굴두르 어둠숲 남부에 위치한 강령술사의 거점.
창포벌판 태양 제3시대 초기 이실두르가 오르크의 습격을 받았던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