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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서재/[연대] 반지의 제왕

2-12. 퀜타 실마릴리온 : [나무의 시대] 다고르누인길리아스

다고르누인길리아스

  로스가르에서 텔레리의 배를 모두 불태운 페아노르는 일가를 이끌고 드렝기스트 하구를 따라 에레드 로민(메아리 산맥)을 지나서 내륙으로 진입했습니다. 그리곤 히슬룸에 있는 미스림 호수 북쪽 연안에 진지를 구축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이때 이들이 눈치채지 못한 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모르고스였습니다. 페아노르가 모르고스를 철천지 원수라고 생각하듯이 모르고스 역시 페아노르와 놀도르를 보면 이를 가는 심경이었고, 그는 놀도르가 왜 벨레리안드로 돌아왔는지 매우 잘 알고 있을 터였습니다. 따라서 로스가르의 불꽃과 연기를 봤던 모르고스는 그 즉시 비밀리에 오르크를 에레드 웨스린(어둠 산맥)에 잠복시켜 놓았습니다.

오르크는 페아노르 일가의 진지 구축이 완료되기 전에 기습 공격을 감행했는데, 이를 계기로 벨레리안드 두 번째 전쟁 다고르누인길리아스(별빛속의 전투)가 발발했습니다. 이런 이름이 붙여진 이유는, 이 때는 아직 해와 달이 있지 않아서 가운데땅이 어둠에 잠겨있었기 때문입니다. 페아노르 일가는 수적으로 오르크에게 열세였지만 그들에게는 아직 아만 대륙의 빛이 서려있었으며, 타고난 기술자인 놀도르의 무기와 방패는 매우 강력했기 때문에 오르크에게 승리를 거둘 수 있었습니다. 패배한 오르크는 북쪽에 있는 아르드갈렌 평원까지 도주했고 페아노르 일가가 그 뒤를 쫓기 시작했습니다. 그 사이에 남쪽에서 도리아스와 에글라레스트 항구 사이를 막고 있던 오르크가 전쟁을 지원하기 위해 올라왔지만, 그 사실을 눈치챈 페아노르의 셋째 아들 켈레고름이 군대를 이끌고 에이셀 시리온이라는 좁은 길에 매복해있다가 기습 공격을 감행했고, 그 덕분에 오르크를 남동쪽에 있는 세레크 습지까지 몰아붙이는데 성공했습니다. 그렇게 전쟁은 문제없이 승리로 흘러가는 듯 했습니다.

 

다고르누인길리아스 전쟁의 양상

 

페아노르의 죽음

  한편, 북쪽에서 아르드갈렌 평원으로 도주하는 오르크를 추격하던 페아노르는, 철천지 원수 모르고스를 만날 생각에 분노가 차오른 나머지 다른 놀도르보다 앞서나가기 시작했고, 어느새 모르고스 땅의 경계인 도르 다이델로스까지 단신으로 도착했습니다. 그가 다른 놀도르와 떨어져 혼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자 돌연 오르크가 방향을 틀어 그를 둘러싸고 공격하기 시작했고, 거기에 엎친데 덮친격으로 앙그반드에서 발로그까지 쏟아져 나와서 페아노르를 공격하기 시작했습니다. 용감한 불의 영 페아노르는 여러 곳에 상처를 입고 화염에 휩싸여도 굴하지 않고 맹렬히 싸웠지만, 페아노르는 결국 발로그의 수장 고스모그의 공격을 받고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그 순간 페아노르의 아들들이 군대를 이끌고 나타났고 이를 본 발로그는 페아노르를 두고 앙그반드로 도망쳐버렸습니다.

페아노르의 아들들은 페아노르를 데리고 에이셀 시리온으로 돌아왔는데 그는 갑자기 아들들을 멈춰세웠습니다. 이제 곧 자신의 생명이 다할 것임을 알았던 것입니다. 그는 고개를 돌려 앙그반드가 있는 상고로드림을 바라봤습니다. 그리곤 너무나도 분한 나머지 입술을 꽉 깨물었는데, 이때 그는 아무리 노력해도 엘다르의 힘만으로는 강대한 앙그반드를 함락할 수 없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깨달은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끝까지 이런 사실에도 굴하지 않고 모르고스의 이름을 저주한 뒤 아들들에게 맹세를 지킬 것을 당부하고 숨을 거뒀는데, 그는 과연 불과 같은 영혼을 지녔기 때문에 숨을 거두자 시신도 재가 되어 사라졌습니다.

 

이후 페아노르와 같은 영혼을 지닌 자는 다시는 아르다 땅에 나타나지 않았다고 합니다.

 

페아노르와 고스모그

 

모르고스의 속임수

  페아노르가 숨을 거둔 뒤 생각도 못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바로 모르고스가 페아노르의 아들들에게 먼저 협상을 제의한 것인데, 그는 패배를 인정하고 실마릴 하나를 반환하겠다는 제안을 했지만, 이런 뻔한 거짓말에 속을 페아노르의 아들들이 아니었으며 그가 약속을 어길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페아노르의 아들들은 나름 머리를 써서 협상하는 척 하면서 군대를 몰고가기로 하고, 일곱 아들 중 협상은 첫째 마이드로스가 가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막상 협상하기로 약속된 곳에 가보니 마이드로스가 데려온 군대보다 모르고스의 군대의 규모가 더 거대했으며, 치열한 전투 끝에 결국 마이드로스를 제외한 모든 일행이 죽고 그는 생포되어 앙그반드로 끌려갔습니다.

모르고스는 남은 페아노르의 아들들에게 다시 서쪽으로 돌아가거나 남쪽 멀리 떠나지 않으면 마이드로스를 가만두지 않겠다고 협박했습니다. 그러나 어느 것을 선택하든 모르고스는 결국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페아노르의 여섯 아들은 그대로 미스림 호수에 남았습니다. 그러자 모르고스는 앙그반드 입구 위의 거대한 상고로드림 봉우리 절벽에 마이드로스의 한 팔을 강철수갑에 묶어 매달아 놓았습니다.

 

상고로드림에 매달린 마이드로스. 그를 구하러 오는 것은 누굴까요?

 

해와 달의 등장

  이런 시기에 갑자기 서쪽의 아만 대륙 방향에서 이 떠올랐습니다. 거대한 빛의 등장에 벨레리안드의 모든 생명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고 달은 동쪽과 서쪽을 횡단하기를 일곱 번을 반복했습니다. 그러던 중, 미스림 호수에 있던 페아노르의 여섯 아들과 일족들에게 핑골핀의 무리가 가운데땅에 도착했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페아노르와 일족에게 버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위험을 무릅쓰고 살을 에는 얼음 헬카락세를 건너온 것이었습니다. 핑골핀의 일행은 많이 줄어있었으며 이 여행에서 투르곤의 아내는 목숨을 잃고 말았습니다. 마침내 핑골핀의 일행이 미스림 근처에 도달하자 달은 동쪽 끝에 있었으며 서쪽에서는 거대한 태양이 처음으로 떠올랐습니다.

 

그렇게 나무의 시대는 종말을 고하고

영광스러운 놀도르 군주들의 시대

태양 제 1시대가 시작되었습니다.


※ 놀도르 군주 일족 백과

[놀도르의 초대 왕]
핀웨
(사망 : 나무의 시대 끝에 모르고스의 실마릴 강탈 사건 당시)
[핀웨의 두 아내]
미리엘
(사망 : 페아노르를 낳은 뒤)
인디스
(생사 불명 : 원작에서 언급되지 않음)
[핀웨의 세 아들]
놀도르의 왕 페아노르
(사망 : 제 2전쟁 다고르누인길리아스)
핑골핀 발리노르 놀도르의 왕 피나르핀
(발리노르에 잔류)
[페아노르의 일곱 아들] [핑골핀의 자녀] [피나르핀의 자녀]
장신의 마이드로스 핑곤 신실한 핀로드
위대한 가수 마글로르 투르곤 오로드레스
아름다운 켈레고름 백색의 아레델(딸) 앙그로드
검은 얼굴 카란시르   아이그노르
재주꾼 쿠루핀   갈라드리엘(딸)
쌍둥이 암로드    
쌍둥이 암라스    

※ 종족 대백과

요정 퀜디 목소리로 말하는 자들.
요정들이 최초에 자신들을 부른 말.
요정 엘다르 별의 민족이라는 뜻.
발라의 부름에 서녘으로 이동하기로 한 이들.
요정 바냐르 참 요정. 엘다르 무리 중 잉궤의 일족.
요정 놀도르 지식의 요정. 엘다르 무리 중 핀웨의 일족.
손재주가 매우 좋다고 한다.
요정 텔레리 바다의 요정. 팔마리. 엘다르 무리 중 엘웨와 올웨의 일족.
물과 바다를 매우 좋아한다.
요정 난도르 텔레리 중에서 렌웨를 따라 안두인 대하에서 남하한 요정.
요정 라이퀜디 녹색 요정. 벨레리안드 첫 전투 후 지어진 난도르의 또다른 이름
요정 아바리 서녘으로 떠나기를 거절한 퀜디.
요정 우마냐르 서녘으로의 여정 중 낙오되거 중간에 잔류하기로 한 이들.
요정 모리 퀜디 어둠의 요정. 아바리와 우마냐르의 통칭.
서녘 나무의 빛을 보지 못한 이들.
요정 팔라스림 팔라스의 요정들.
마이아 옷세의 설득으로 아만 대륙으로 건너가지 않은 텔레리.
요정 에글라스 버림받은 민족.
엘웨를 찾기 위해 아만 대륙에 가지 못하고 잔류한 엘웨의 친구들
요정 신다르 엘웨 싱골로(엘루 싱골, 싱골)을 따르는 벨레리안드의 요정들
팔라스림과 에글라스가 여기에 속한다.
난쟁이 나우그림 발육이 멈춘 종족. 곤히림(돌의 장인들)이라고도 불림.
아울레가 창조한 종족.

※ 벨레리안드 지도

앙그반드 모르고스의 거점. 상고로드림 아래의 지하에 있다.
상고로드림 모르고스가 세운 다섯 산봉우리
도리아스 은둔의 왕국. 신다르의 왕 싱골과 그의 아내 멜리안의 왕국.
넬도레스 숲, 레기온 숲을 감싸는 멜리안의 장막 내 왕국.
메네그로스 천의 동굴. 동굴로 이루어진 도리아스의 수도
노그로드, 벨레고스트 나우그림들의 도시
옷시리안드 일곱강의 땅이라는 뜻으로, 난도르(라이퀜디)의 거주 지역.
브리솜바르, 에글라레스트 팔라스림의 항구 도시들.
로스가르 페아노르의 일족이 배를 타고 상륙한 땅.
에이셀 시리온 에레드 웨스린에 위치한 히슬룸과 아르드갈렌 사이의 협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