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서재/[연대] 반지의 제왕

3-6. 아칼라베스 : [태양 제2시대] 누메노르의 멸망

꿈러기 2023. 3. 28. 14:45
※ 알리는 글
● 본 블로그의 반지의 제왕 역사 시리즈는 읽는 재미를 위해 원작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내용, 표현에 살을 붙이고 있습니다. 
● 프라임 비디오 '힘의 반지'는 원작 각색이 너무 많이 되어 그것과 비교하면 많은 내용이 다를 수 있으니 유의 부탁드립니다.

 

도화선

"사, 살려주시오. 나는 아무 죄가 없소. 제, 제발...!"

으, 으아악! 으아아아!

 

  님로스가 베어지고 사우론이 세운 불의 신전이 들어선 뒤 그곳에서는 단 하루도 불과 연기, 비명이 멈추지 않았습니다.  많은 이가 억울한 누명을 쓰고 붙잡혀와서 끔찍한 고문을 받은 뒤 끝내는 멜코르를 위한 제물로 바쳐졌는데, 그들 중 대부분이 충직한 자들 출신이라는 것은 놀라운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한때 발라와 마이아의 축복으로 젖과 꿀이 흘렀던 누메노르는 어느새 공포와 죽음의 땅으로 변했습니다. 질병을 모르고 건강한 신체만을 누렸던 두네다인은 이제 역병에 고통받고 나약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과거에는 죽음이라 하면 오직 잠자듯 눈을 감는 것과 전투에서 영광스럽게 죽는 것만을 떠올렸지만, 이제는 병들어 끔찍한 고통 속에서 눈을 뜬 채 죽거나 시기와 질투로 서로가 서로를 죽이는 비참한 죽음이 떠올랐습니다. 이제 날이 갈수록 두네다인의 수명은 점점 짧아지고 있었습니다.

 

사우론의 신전 by Alan Lee

 

그러나 역설적으로 누메노르 왕국은 전에 없던 찬란한 문명을 이룩했습니다. 탐욕과 이기심에 눈이 먼 두네다인은 가운데땅의 인간들에게서 매일 더 많은 보물을 약탈하여 온갖 금은보화로 왕국과 자신들을 치장했습니다. 또한 사우론의 조언으로 더 많은 무기와 함선을 만들었고, 아르파라존 왕은 역대 가장 강력한 힘과 부귀영화를 누렸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많은 보물로 치장하고 강력한 군대를 가졌다고 해도 죽음을 미룰 수는 없는 법. 아르파라존 왕에게 허락된 시간의 끝이 도래하자 그 역시 노화되기 시작했고, 날이 갈수록 약해지는 신체를 느낀 그는 극단적인 죽음의 공포를 느꼈습니다. 

 

"폐하, 부르셨사옵니까."

"사우론... 나를 보거라. 어찌 보이느냐."

"우려하시는 바를 알고 있사오나 소인에게 기회를 주셨던 위대한 모습 그대로이십니다."

"내가 그대를 들일 때 모두가 우려했으나 오직 그대만이 짐을 진심으로 걱정하는구나..."

"저들은 그저 자신에게 닥쳐오는 죽음에 먼저 눈이 가는 것입니다."

"이런 시기에도 저들을 감싸주니 저들은 너에게 깊이 감사해야 할 것이다."

"저들의 보답을 바라고 드린 말씀이 아니니 괜찮사옵니다."

"사우론, 너는 마이아로써 영생을 누리지 않느냐."

"그렇사옵니다."

"... 짐의 시간을 연장할 수 있는 방법은 정녕 없겠느냐."

"아뢰옵기 황송하오나. 있었다면 벌써 시도했을 것이옵니다."

"그렇다면..."

"하오나... 저와 다르게 현재 폐하께서 가지신 힘이라면..."

"그게 무슨 말이냐."

"당연히 누려야 할 선물을 누리지 못하는 것은 부당한 일이 아니겠습니까?"

"당연히 누려야 할 선물이라?"

"발라의 거짓에 대해서 기억하시옵니까?"

"일루바타르는 거짓이고 발라가 진실을 숨긴다는 것 말이냐?"

"지금의 누메노르는 영생을 산 소인이 보아도 전래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강력하옵니다."

"..."

"폐하, 마땅히 취해야 할 권리를 쟁취하시옵소서."

 

이날 이후 아르파라존 왕은 비밀리에 전쟁을 준비하기 시작했습니다. 누메노르의 운명을 건 전쟁을.

 

사우론과 아르파라존 from Middle-earth : Shadow of War

 

 

희망을 찾아서

  누메노르 왕국이 전쟁 준비를 시작하자 왕의 의도를 알아차린 사람이 있었으니, 안두니에 항구의 영주이자 충직한 자들의 지도자 아만딜은 이제 누메노르에 종말이 도래했다고 생각하여 아들 엘렌딜을 비밀리에 불러서 말했습니다.

 

"잘 듣거라 엘렌딜. 나는 지금부터 서녘으로 떠날 것이다."

"갑자기 그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너도 지금 상황을 알고 있지 않느냐.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단 하나뿐이다.

 누군가 금제를 어겨서라도 서녘으로 가서 용서를 빌고 도움을 요청해야 하느니라."

"아버지, 그건 반역이나 다름없습니다.

 지금 충직한 자들이 처한 상황을 알고 계시지 않습니까? 우리를 잡아넣을 빌미만 제공하게 될 겁니다."

"나는 누메노르를 위해서라면 기꺼이 왕을 배반할 것이다."

"남은 가족들은 어떻게 하시고요!"

"너희들에게 해가 되지 않도록 비밀리에 동쪽으로 출발해서 크게 돌아 서쪽으로 갈 것이다."

"하지만...!"

"엘렌딜, 그보다 네가 해줘야 하는 중요한 일이 있느니라."

"... 그게 무엇입니까?"

"너는 가까운 사람들과 함께 꼭 필요한 것만 실어서 언제든 동쪽으로 떠날 준비를 하거라."

"지금 같은 시기에 의심받지 않겠습니까?"

"안두니에 영주 가문은 이제 왕의 신뢰를 잃었으니 의심하지는 않을 것이야.

  허나 혹시라도 누가 묻는다면 전쟁에 끼어들지 않겠다고 답하거라."

"그렇게까지 해서 이 땅을 떠나야 하는 이유가 있습니까?"

"이 땅은 이미 부정해졌느니라. 장차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아마 우리는... 종말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아버지..."

"우리는 다시 만나지 못할 것이다. 실마릴이 없으니 징표를 보여주지도 못하겠지. 뒤를 부탁하마."

 

아만딜은 한밤중에 신뢰하는 자 몇을 데리고 비밀리에 서녘으로 출항했습니다. 이후 누구도 그의 행방을 알지 못했으며 앞으로 벌어질 일을 봤을 때 그가 도착하지 못했거나 도착했다고 하더라도 용서받지 못했다는 것은 자명했습니다. 엘렌딜은 아버지가 시킨 일을 충실히 이행했습니다. 가문의 선박을 모두 동쪽 해안에 정박시킨 그는 남아있는 충직한 자들과 함께 가족, 가보, 전승, 귀중품을 실었습니다. 엘렌딜은 특히 아버지가 어려운 시기에 엘다르에게 선물 받은 천리안의 돌 팔란티르 신석 7개를 실었으며, 이실두르는 목숨 걸고 지켜낸 님로스의 묘목을 실었습니다. 준비를 마친 엘렌딜은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에 서쪽 해안으로 가서 바다를 바라봤으나, 그곳에는 개미 떼처럼 바다를 가득 메운 아르파라존 왕의 함대만이 있었습니다.

 

아르파라존의 함대 by Niwa Jongkind / 이해를 돕기 위한 참고 이미지입니다.

 

 

전조

  축복받은 누메노레 섬의 날씨는 본디 언제나 제 시기에 알맞은 형태를 취했으나 이제 하늘은 항상 어두웠고 폭풍우가 찾아와 우박이 쏟아지면서 맹렬한 광풍이 불었습니다. 저녁이 되면 서녘에서 독수리 모양의 거대한 구름이 석양을 가리면서 날개에 벼락을 품은 채 날아오기도 했는데, 그것을 본 사람들은 처음에는 발라가 분노했다며 두려워했지만 얼마 가지 않아서 서녘에서 먼저 공격했다며 욕설과 함께 주먹질을 해댔습니다. 벼락은 날이 갈수록 심해져 이제 도시 곳곳을 공격하기 시작했고 사방에서 건물이 무너져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땅이 흔들리고 지하에서는 굉음이 들리며 메넬타르마 산은 매캐한 연기를 뿜어댔습니다. 그러자 사우론은 불의 제단이 있는 신전 가장 깊숙한 방에 들어갔고 사람들은 그에게 불에 태울 희생양을 더 많이 바치기 시작했습니다.

 

만웨의 독수리 by Ted Nasmith

 

섬 서쪽에 정박한 누메노르 왕국 함대는 이제 1천여 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군도처럼 보였습니다. 그때 최후의 경고를 하려는 듯 해지는 곳에서 만웨의 독수리들이 나타나 전투 대형을 한 채 일렬로 날아왔습니다. 그 뒤로는 석양이 분노의 불길로 붉게 타오르고 있었는데 어찌나 빨갛던지 사람들의 얼굴이 피칠이 된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나 아르파라존 왕의 결심은 결코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그는 바다의 성이라고 불리는 자신의 거대 함선 알카론다스에 승선하여 왕좌에 앉은 뒤 신호를 보냈습니다. 그러자 군기가 올라가면서 출항을 알리는 누메노르 군대의 나팔소리가 온 섬을 가득 채웠습니다. 그 소리가 멀리 퍼져나가 불의 신전 깊숙한 곳에 있는 사우론에게 닿자 그는 한바탕 웃음을 터트렸고 그 비열한 웃음소리는 웅장한 나팔소리에 묻혀 노래했습니다.

 

후, 후하하하하하! 하하하하하!

그래, 어서 가라! 돌아올 수 없는 항해를 떠나라! 어리석은 자들아!

 

독수리들과 군대 by Alan Lee

 

 

누메노르의 멸망

  항해하는 누메노르 함대를 밀어주는 바람은 조금도 없었지만 건강한 노예들의 노 젓는 힘으로 1천여 함선은 거침없이 서쪽으로 나아갔습니다. 해가 지자 세상은 온통 적막에 가득 잠겼으며 바다는 파도조차 없어 거친 노 젓는 소리만 무성했습니다. 이윽고 아침이 되자 누메노레 섬에서 더는 모습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함대는 멀리 나아갔고 얼마 뒤 축복의 땅 아만 대륙의 발리노르 해안에 도착했습니다. 아르파라존 왕은 갑판으로 나와서 그가 그토록 꿈꾸던 땅을 바라봤습니다. 적막한 해안. 눈보다도 희고 죽음보다도 차가운 빛을 발하고 있는 발라 만웨의 왕좌 타니퀘틸. 현실과 동떨어진 광경을 목격한 아르파라존 왕은 잠깐은 겁이 났지만 이내 끝없는 오만함이 그를 등 떠밀어 마침내 배에서 내려 해안에 발을 디뎠습니다.

 

"잘 들으시오! 누구도 우릴 막지 않는다면 이 땅은 누메노르 왕, 아르파라존의 것이 될 것이오!"

 

왕은 큰 소리로 외쳤지만 응답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누메노르 군대는 상륙한 뒤 빛의 길 칼라키랴를 넘어 엘다르의 도시 티리온이 있는 투나 언덕에 도달했습니다. 그러나 그곳에도 역시 아무도 없었으며 티리온은 마치 유령의 도시처럼 고요했습니다. 아르파라존 왕은 군대를 투나 언덕에 주둔시키고 그곳에 야영지와 자신의 왕좌를 만든 뒤 주변을 살펴보고자 했습니다. 그리고 누메노레 섬에서 함대가 출발한 지 39일째 되던 날. 그날이 도래했습니다.

 

우르르릉... 쿠궁... 쿠궁...

 

"무, 무슨 일이냐!"

"아르파라존 폐하! 피하십시오! 대지가...! 대지가 무너져 내립니다!!"

"아아...! 발라이시여... 일루바타르시여!"

 

우르르릉...! 쿠궁! 쿠구궁! 으, 으아아아아! 도망쳐! 틀렸어! 땅이 무너져 내린다! 으아아아!

 

아만 대륙 투나 언덕의 야영지가 세워진 땅이 갑자기 무너져 내리더니 그곳에 주둔하고 있었던 누메노르 군대와 아르파라존 왕을 순식간에 땅속 깊은 심연으로 삼켜버렸습니다. 뒤늦게 위대한 자들의 분노를 깨달은 이들은 참회하고자 했으나 그들에게 더는 남은 기회가 없었고, 이들은 결국 그토록 원했던 바를 얻었으니 망각된 자들의 동굴이라 부르는 심연보다도 더 깊은 땅속에서 죽지도 못하고 세상이 끝날 때까지 갇혀있는 신세가 됐습니다. 한편 아만 대륙 해안에 정박하고 있던 누메노르의 함대는.

 

촤아아! 촤아아! 쿠궁! 콰쾅! 더! 더 빨리 저어라 더!

 

"어서! 더 필사적으로 노를 저어라! 어서!"

"트, 틀렸습니다! 배가 소용돌이로 빨려 들어갑니다!"

 

촤아아! 촤아아아! 안돼! 살려줘! 으아아아아!

 

아만 대륙과 누메노레 섬 사이의 바다에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심연이 생겨나 느닷없이 거대한 소용돌이가 생겼습니다. 심연이 거침없이 바닷물을 빨아들이기 시작하자 누메노르 함대는 하나도 남김없이 그곳으로 빨려 들어가 삼켜지고 말았으며 생존자는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상황은 누메노레 섬의 누메노르 왕국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콰쾅! 우르르릉... 콰쾅!

 

"메넬타르마 산이 분화한다! 도망쳐!"

"틀렸어! 섬이 무너져 내린다!"

"사, 사우론 님! 살려주십시오! 사우론 님!"

"발라... 아니 일루바타르의 분노인가...! 내가 사태를 너무 얕잡아 봤구나...!"

 

콰쾅! 촤아아아! 쿠구구궁!

 

소용돌이 동쪽에 있었던 누메노레 섬 역시 거침없이 빨려 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불안정해진 메넬타르마 산은 용암을 분화하며 분노를 폭발했으며, 땅이 무너져내려 찬란했던 왕국과 두네다인의 모든 자손, 금은보화, 전승까지도 심연 속으로 던져 넣었습니다. 섬에 남아 있던 자들은 예외 없이 누구도 탈출하지 못했으며 사태를 예상하지 못하고 누메노르 왕국이 사라진 행복한 미래를 상상하고 있던 사우론 역시 미처 피하지 못하고 심연에 떨어졌습니다.

 

누메노르의 몰락 by Alan Lee

 

 

기억 저편으로

  누메노레 섬이 소용돌이로 빨려 들어가는 와중에 이를 동쪽 바다에서 안타깝게 지켜보고 있는 자들도 있었으니, 이들은 바로 엘렌딜을 따르는 충직한 자들이었습니다. 왕의 함대가 출발할 때 부름을 받았으나 이를 거부하고 로멘나 항구에 남아있었던 이들은, 사우론이 병사들을 보내 잡아 제물로 쓰려 했으나 엘렌딜은 이를 눈치채고 모든 배를 이끌고 나가 동쪽 바다에 정박하고 있었습니다. 소용돌이는 섬 서쪽에서 일어났기 때문에 다행히 이들은 빨려 들어가지 않을 수 있었지만 그들은 너무나도 사랑했던 고향이 눈앞에서 처참하게 사라지는 광경을 지켜봐야 했습니다. 그리고 잠시 후 이제껏 경험해 보지 못한 거친 바람이 이들을 동쪽 멀리 보냈으며 그 여파로 돛은 찢어지고 돛대는 부러졌습니다. 난리 통에 간신히 살아남은 배는 총 아홉 척이었지만 여전히 광풍과 산과 같은 파도는 여전했고 여러 날이 지나자 이들은 어느새 가운데땅 해안에 좌초되어 있었습니다.

 

충직한 자들의 배 by Ted Nasmith

 

이렇게 누메노르 왕국은 깊은 심연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왕국을 따라 수많은 전승과 역사도 바닷속에 잠겼으며 엘렌딜을 따라 탈출한 이들은 극소수였기 때문에 남은 기록은 극히 적었습니다. 후세의 인간들은 장수를 누렸던 위대한 왕들이 있었다는 것만 기억했으며 그 누구도 누메노르 왕국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했습니다.

후대의 두네다인은 그런 시기에도 신성했던 메넬타르마 산의 정상은 바다 어딘가에 홀로 떠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들은 그곳을 찾아 서쪽으로 멀리 항해를 떠나곤 했지만 그들이 발견한 것은 이전에는 없었던 새롭게 생겨난 거대한 죽음의 땅뿐이었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더 멀리 나아가면 결국에는 다시 가운데땅으로 돌아왔는데 이는 일루바타르가 다시는 이전과 같은 일이 생기지 않도록 아만 대륙을 보이지 않는 곳으로 숨기고 땅을 구부렸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를 보고 사람들인 모든 길은 굽어있다고 말했으며 인간들은 세상이 둥글게 만들어졌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하지만 엘다르만은 달랐습니다. 그들은 원한다면 굽은 길을 헤치고 서녘과 가운데땅 사이를 오갈 수 있었는데, 인간들 중 전승의 대가들은 이를 직항로라고 불렀으며 이 길에 의해 여전히 두 세계는 이어져있다고 말하곤 했습니다. 또한, 뱃사람들 사이에는 어떤 소문이 돌았으니, 위대한 운명이나 발라의 은총을 받은 사람이 직항로로 들어선 적이 있는데 그 순간 온 세상이 발밑으로 가라앉았으며 그 끝에서 아름다운 흰 산을 봤다는 것입니다.

 

 

에필로그

  누메노레 섬과 누메노르 왕국이 바닷속으로 자취를 감춘 그곳에서 영 하나가 급히 빠져나와 가운데땅으로 향했습니다. 이 영은 그 길로 즉시 모르도르로 날아가서 바랏두르 성채에 들어갔으니, 그 정체는 바로 사우론이었습니다. 마이아였던 사우론은 죽어도 죽지 않으며 그가 취했던 형상만 잃는데, 그는 그가 가졌던 아름다운 형상인 안나타르의 모습을 잃고 이제 흉측한 모습만을 취할 수 있게 됐습니다.

바랏두르 성채로 돌아온 그는 오랜만에 자신의 절대 반지를 손에 끼고 생각했습니다. 이제 가운데땅을 지배하는데 가장 큰 눈엣가시였던 누메노르 왕국이 사라졌다. 그는 음흉하게 미소를 지으며 새로운 계획을 위해 오랜 시간을 들여 새로운 형상을 만들기 시작했는데, 적이 어디에 있든지 모든 것을 꿰뚫어보고 간파할 수 있는 그 형상은 거대한 불타는 눈의 모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렇게 아칼라베스, 즉 가라앉은 자들의 이야기는 끝을 맺었으며 힘의 반지의 시대가 시작되려 하고 있었습니다.

 

 


※ 태양 제2시대의 주요 인물

요정(놀도르) 길갈라드 에레이니온 현 가운데땅 놀도르의 왕이자 린돈의 군주
페아노르의 증손이며 핑골핀의 손자이자 핑곤의 아들
요정(텔레리) 키르단 길갈라드와 함께 미슬론드 항구를 관리하는 조선공
요정(놀도르) 엘론드 에아렌딜의 엘다르의 삶을 선택한 첫째 아들
인간(두네다인) 엘로스 누메노르 왕국의 초대 왕
에아렌딜의 인간의 삶을 선택한 둘째 아들
인간(두네다인) 아르파라존 (사망) 누메노르 역사상 가장 강력하고 오만했던 왕
인간(두네다인) 아만딜 (실종) 아르파라존 시대의 충직한 자들 지도자. 안두니에의 영주
인간(두네다인) 엘렌딜 아만딜의 아들
인간(두네다인) 이실두르 엘렌딜의 첫째 아들. 님로스의 열매를 구해낸 자.
인간(두네다인) 아나리온 엘렌딜의 둘째 아들
요정(놀도르) 갈라드리엘 페아노르의 손녀이자 피나르핀의 딸이며 켈레보른의 아내
요정(신다르) 켈레보른 도리아스 신다르 출신이며 갈라드리엘의 남편.
요정(신다르) 암디르 (아들 : 암로스) 신다르 출신의 군주로 로스로리엔 지역에 정착.
요정(신다르) 오로페르 (아들 : 스란두일) 신다르 출신의 군주로 로바니온 초록큰숲에 정착
요정(놀도르) 켈레브림보르 (사망) 에레기온 대장간의 군주이자 힘의 반지를 만든 자.
페아노르의 손자이며 쿠루핀의 아들.
미상 안나타르 (소멸) 사우론이 엘다르를 속이기 위해 취한 또다른 형상.
마이아 사우론 고르사우르라고 불렸던 모르고스의 주요 부관
인간(악령) 마술사왕 아홉 나즈굴의 대장이며 사우론의 부관

※ 태양 제2시대의 주요 지명

- 누메노르 (소멸) 발라가 3대 에다인 가문에게 선물로 선사한 섬
아만 대륙과 가운데땅 사이에 떠있으며, 두네다인 사는 땅
누메노르 메넬타르마 (소멸) 누메노르 중앙의 높은 산으로 일루바타르의 신전이 있음
누메노르 안두니에 항구 (소멸) 누메노르 서쪽에 위치한 거대한 항구
누메노르 아르메넬로스 왕궁 (소멸) 두네다인의 누메노르 왕국 수도.
누메노르 로멘나 항구 (소멸) 아르메넬로스 동쪽에 위치한 항구.
가운데땅 린돈 에레드 루인 서부에 위치한 옛 벨레리안드 땅
가운데땅 에리아도르 히사에글리르 서부에 위치한 땅
가운데땅 에네드와이스 히사에글리르 남서쪽에 위치한 땅
가운데땅 로바니온 히사에글리르 동부에 위치한 땅
가운데땅 에레드 루인 린돈(옛 벨레리안드)과 가운데땅 사이에 상하로 뻗은 산맥
가운데땅 회색 항구 미슬론드 린돈에 위치한 엘다르의 항구 도시
가운데땅 에레기온 대장간 켈레브림보르가 세운 놀도르의 대장간.
가운데땅 모리아 왕국 히사에글리르 지하, 에레기온 옆에 위치한 난쟁이의 왕국
가운데땅 히사에글리르 안개 산맥. 가운데땅 북부를 상하로 가로지른다.
가운데땅 모르도르 로바니온 남쪽에 위치한 척박한 땅. 불의 산이 있는 곳.
가운데땅 바랏두르 모르도르에 위치한 사우론의 요새.

※ 다음 편부터는 누메노레 섬의 지명과 지도는 제거하고 가운데땅만 나온 더 선명한 지도로 교체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