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서재/[연대] 반지의 제왕

2-1. 퀜타 실마릴리온 : 시간의 시작

꿈러기 2022. 3. 27. 15:08

발라와 멜코르의 전쟁

  발라들과 멜코르의 최초의 전쟁은 오랜 세월 지겹게 이어졌습니다. 멜코르의 힘이 너무나도 강력해서 아무리 발라들의 숫자가 많다고 하더라도 좀처럼 쉽게 결판이 나질 않았습니다. 결국 이를 보다못한 일루바타르는 아이누 강자 툴카스를 에아로 파견합니다. 강자라는 호칭에서 알 수 있듯이 툴카스는 매우 호탕한 성격이며 힘이 매우 강력했습니다. 발라 측에 막강한 전력이 생기자, 겁먹은 멜코르는 아르다 왕국을 감싸 안은 에워두른 바다를 건넌 뒤 세계의 가장자리에 있는 밤의 벽 너머의 공허로 도망쳐버렸습니다. 

두 개의 등불, 일루인과 오르말

  즐거운 창조 작업을 방해하는 성가신 멜코르가 사라지자 발라들은 몹시 기뻤습니다. 그래서 이들은 드디어 각자의 역할에 맞게 아르다를 아름답게 가꾸기 시작했습니다. 먼저 육지를 일으켜세우고, 거대한 산맥을 만들어 세상의 기초를 다듬었습니다. 이때는 아직 태양과 달이 존재하지 않아서 세상은 어둠에 잠겨있었는데, 발라들은 생물들이 잘 자랄 수 있도록 빛을 주기 위해 가운데땅 북쪽에는 일루인, 남쪽에는 오르말이라는 두 개의 등불을 창조했습니다. 어둡기만 하던 세상에 두 개의 거대한 등불이 생기자 식물이 마침내 싹을 틔웠으며 갖가지 짐승들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세상이 아름답게 변화하자 발라들은 일루인과 오르말의 등불이 만나는 거대한 호수 위에 떠 있는 섬 알마렌에서 성대한 연회를 개최했습니다.

아르다를 밝히는 등불

 

멜코르의 침투와 성채 우툼노

  하지만 밝은 빛이 생기면 반드시 어두운 그림자가 생기기 마련. 일루인의 등불로 북쪽 경계가 더욱 더 어두워지자, 멜코르는 틈을 타서 가운데땅 북쪽에 침투해 들어온 뒤 산맥 깊숙히 성채 우툼노를 건설하고 부하들을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멜코르의 부하들 중에서 유명해지는 이들 중에는 발라라우카르 또는 발로그라고 불리는 존재와 그들의 수장 고스모그, 그리고 반지의 제왕에서 악당으로 등장하는 사우론이 있습니다.

병 들어가는 가운데땅과 멜코르의 선전포고

  멜코르가 우툼노 성채에서 어두운 기운을 마구마구 퍼뜨리자 푸르고 푸르던 가운데땅은 점차 병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숲이 썩어 늪지가 된 뒤 고약한 냄새를 풍기는가 하면, 짐승들은 날카로운 송곳니가 나와서 사납게 변했습니다. 이윽고 때가 됐다 싶은 멜코르는 불시에 부하들을 데리고 뛰쳐나와 전쟁을 선포했습니다. 발라와 멜코르의 두 번째 전쟁이 시작된 것이죠. 그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일루인과 오르말의 파괴였습니다. 두 개의 거대한 등불이 쓰러지자 가운데땅은 온통 불길에 휩싸이거나 땅이 파괴되는 등 난리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이때 아르다 왕국은 매우 크게 파괴됐는데, 이후로 아르다는 발라들이 처음에 구상했던 최초의 모습을 되찾지 못했습니다. 몹시 놀란 발라들은 뒤늦게 저항하기 시작했지만, 이길 수 없는 싸움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멜코르는 부하들을 데리고 우툼노 성채로 도망가버렸으며, 발라들은 파괴된 가운데땅을 보고 망연자실했습니다.

텔페리온과 라우렐린 : 나무의 시대

  더는 가운데땅에 머물 곳이 없다고 생각한 발라들은 서쪽에 있는 아만 대륙으로 건너갑니다. 그러나 멜코르 때문에 마음이 불안했던 발라들은 아만 대륙 동쪽에 아만 산맥(혹은 펠로리 산맥)이라고 불리는 긴 산맥을 일으켜 세운 뒤, 그곳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인 타니퀘틸만웨의 왕좌를 세웠으며 만웨는 그곳에서 세상을 두루두루 살피기 시작했습니다. 비록 아만 대륙으로 건너왔지만 발라들은 아직 가운데땅을 포기할 순 없었기 때문입니다.

 

모든 발라 중 으뜸이자 아르다의 왕, 만웨


다음으로 발라들은 아만 산맥 서쪽의 발리노르라고 불리는 땅 위에 그들의 도시 발마르를 건립했습니다. 발리노르... 반지의 제왕에서 한번쯤 들어보셨을 이름입니다. 영화나 소설을 보면 가운데땅을 떠나려는 요정들이 배를 타고 발리노르로 떠나야 한다고 끊임없이 말하곤 할 텐데 그곳이 바로 이 장소로, 고통도 슬픔도 없는 영원의 땅이라고 합니다. 쉽게 기억하려면 아만이라는 대륙에 발리노르라는 땅이 있고 그 위에 발마르라는 도시가 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아름다운 도시 발마르가 완성되자 발라 야반나는 도시 북쪽에 있는 푸른 둔덕 에젤로하르에서 춤을 추며 슬픈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이 둔덕에 싹 두 개가 트더니 순식간에 거대한 나무로 성장했는데, 먼저 완전히 성장한 나무는 텔페리온이라는 이름으로 은빛으로 환한 빛을 냈으며, 뒤이어 성장한 나무는 라우렐린이라는 이름으로 금빛으로 환한 빛을 냈습니다. 이 두 나무는 가운데땅 전체 역사에서 대단히 중요한 나무이므로 기억해두시면 좋습니다. 텔페리온과 라우렐린의 밝은 빛으로 발리노르 근처 땅은 항상 빛을 내기 시작했습니다. 이 나무들은 밝은 빛을 냈다가 잠깐 사그라들곤 했고 한 나무가 사그라들면 다른 나무가 점점 빛을 내기 시작했습니다. 이때 두 나무의 빛이 모두 약해져서 빛이 섞이는 시기가 있었는데, 발라들은 텔페리온이 빛을 잃고 라우렐린을 지나 다시 텔페리온이 밝아지는 시기를 기점으로 하루가 지났다고 판단하여 시간의 계산이 시작됩니다.

 

이 시기를 발리노르의 축복의 날들, 발리노르의 전성기라고 부르며, 이 두 나무가 빛을 내는 시대를 나무의 시대라고 부릅니다!

 

발리노르와 두 나무 라우렐린, 텔페리온


※ 단어사전

툴카스 강자라고 불리는 발라.
멜코르와 발라의 전쟁을 돕기 위해 내려온 또 하나의 아이누.
만웨 일루바타르가 아르다의 왕으로 정한 발라.
발라 중에서 가장 강력하며 바람, 대기등을 관장.
날개달린 것들을 가장 사랑하고 특히 독수리를 가장 아낀다.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거대 독수리들이 그의 직속 하인.
밤의 벽 세계 에아와 공허의 경계.
에워두른 바다 아르다 왕국을 감싸고 있는 거대한 바다.
우툼노 멜코르의 첫 성채.
아르다 왕국 북쪽의 산맥 땅 속 깊숙한 곳에 있다.
일루인 최초의 아르다 왕국을 밝히기 위해 창조된 북쪽의 거대한 등불
오르말 최초의 아르다 왕국을 밝히기 위해 창조된 남쪽의 거대한 등불
아만 대륙 가운데땅 서쪽에 있는 대륙으로, 발라들이 거주하고 있다.
아만 산맥(펠로리 산맥) 아만 대륙의 동쪽에 위아래로 길게 뻗어 있는 산맥.
타니퀘틸 아만 산맥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
아르다의 왕, 만웨의 왕좌가 있는 장소.
발리노르 아만 산맥 서쪽에 위치한 땅.
발마르 발리노르 위치한 발라들의 도시.
야반나 발리에(여성 발라) 중 한 명.
발라 아울레의 배우자이며 녹색 생물, 식물을 가장 사랑한다.
반지의 제왕에 나오는 나무목자 엔트들이 대표 피조물.
에젤로하르 발마르 도시 북쪽에 있는 푸른 둔덕.
이곳에 발리노르의 두 나무가 있다.
텔페리온 발리노르의 두 나무 중 하나.
은빛을 내며 은빛 이슬을 떨군다.
라우렐린 발리노르의 두 나무 중 하나.
금빛을 내며 금빛 이슬을 떨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