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러기 2022. 3. 27. 15:07

일루바타르와 아이누의 노래

  일루바타르 혹은 에루(이하 일루바타르로 통칭합니다)라 불리는 이 존재는 톨킨 세계관 속의 창조주이자 우주적 존재입니다. 아이누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의 개념으로 이해하면 되는데, 일루바타르가 아이누를 창조하자 그들은 자신의 창조주를 위해 노래를 불러 그를 기쁘게 해 주었는데, 그들이 부른 이 노래를 통해 세계의 흐름이 정해진다고 합니다.
어느 날, 일루바타르는 모든 아이누를 불러놓고 새로운 음악의 주제를 선포합니다. 쉽게 말해 '이 주제에 맞춰 노래를 불러보아라'라는 의미였는데, 여기에는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려는 그의 의지가 담겨있었습니다.

 

유일자 '에루' 혹은 '일루바타르'

멜코르의 불협화음

  모든 아이누가 화음을 맞춰가며 아름다운 노래를 만들어서 일루바타르가 몹시 흡족해하고 있을 때, 멜코르라는 한 건방진 아이누가 이 아름다운 노래에 자신의 의지를 더 담고 싶어 날뛰기 시작했고, 그로 인해서 결국 음악은 불협화음이 생겨 듣기 싫은 노래가 돼버리고 말았습니다. 불협화음에 심기가 불편했던 일루바타르. 그는 새 주제를 선포하여 새로운 음악을 만들어내지만 멜코르의 불협화음이 너무 강한 나머지 오히려 그의 음악이 묻히고 맙니다. 이제는 분노를 느끼기 시작한 일루바타르는 두 번째 주제를 다시 선포하지만, 이번에도 역시 멜코르의 불협화음이 너무 강력하여 두 음악의 주제가 서로 밀고 미는 상황이 벌어지고 맙니다. 몹시 화가 난 일루바타르는 결국 모든 음악을 멈춰버립니다.

힘으로 일어선 자 멜코르

일루바타르의 에아(존재하는 세상)의 창조

  음악이 멈추고 일루바타르는 멜코르에게 "나에게 거역하는 어떤 음악도 연주될 수 없고 거역해봤자 너희들은 내 도구일 뿐이다" 라고 말하면서 "이게 너희가 연주한 음악이다"라며 신비한 환상을 보여주었는데, 그 환상은 바로 에아의 역사, 곧 가운데땅의 역사였습니다. 음악의 흐름에 따라 시대가 흘러가면서 아이누들은 요정의 등장, 인간의 등장과 같은 역사의 흐름을 목격하며 대단한 감동을 받았습니다.
환상이 끝나고(환상은 제 3시대 반지의 제왕의 마지막 부분에서 막을 내립니다. 즉, 이들도 세계의 멸망까지는 보지 못했습니다) 실망하고 있는 아이누들에게 일루바타르는 "이 세상은 실제로 존재할 것이다"라고 말하면서 에아(존재하는 세상)을 창조한 뒤, 원하는 아이누는 그곳으로 내려가서 환상대로 세상을 창조해보라고 선포했습니다.

발라(세상의 권능)와 아르다(땅의 나라)

  환상에 매료되어 한번 저 세계를 만나보고 싶다고 생각한 몇몇 아이누는 일루바타르에게 작별을 고하고 에아로 내려갔습니다. 일루바타르는 이들에게는 임무를 부여했는데, 그것은 환상에서 봤던 세계를 창조해야 하며 에아가 멸망하는 순간까지 그곳을 벋어날 수 없으며 에아의 생명이 곧 그들의 생명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에아로 내려온 아이누 중에서도 특히 위대한 자들은 발라(세상의 권능)이라고 불렸는데, 처음에 발라들이 에아에 내려왔을 때 그곳은 정말 아무것도 없는 무의 공간이었습니다. 이제 막 태어난 신생 세계였기 때문에 시간도 공간도 아무것도 없는 공허였던 것이죠. 그래서 발라들은 시간과 공간을 창조하여 시간이 흐르게 만들고, 하늘과 땅을 만들어 아르다(땅의 나라)를 만들었습니다.

탐욕적인 멜코르와 발라들의 싸움

  여기서 잠깐 과거로 돌아가서. 여러분은 아마 불협화음의 멜코르를 기억하고 계실 텐데, 그 역시 아이누로써 환상에서 본 세계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어서 에아로 내려온 발라 중 한 명이었습니다. 그는 시간과 공간이 창조되고 아르다가 모습을 나타내자 이 아름다운 땅이 너무도 탐났습니다. 그래서 그는 건방지게도 "이곳은 나의 왕국이며, 나의 이름을 붙일 것이오!"라고 외쳤습니다! 그러나 그것을 다른 발라들이 가만히 보고 있을 리가 없었습니다. 그리하여 에아가 창조되고 나서 최초의 싸움이 발라들과 멜코르간에 벌어지는데, 발라들이 수적으로 우세했지만 멜코르는 일루바타르의 아이누 중에서도 힘이 가장 강력했기 때문에 쉽게 승부가 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멜코르와 달리 발라들은 언제까지고 싸우고만 있을 순 없었습니다. 이 세계에 언제 환상에서 봤던 일루바타르의 후손(요정과 인간)이 나타날지 모를 일이니 그들이 나타나기 전에 세상을 아름답게 꾸며야 했습니다. 결국 발라들은 일단 되는대로 창조 활동을 시작했으나, 멜코르는 그것을 시기하여 발라들이 세상을 만들면 이윽고 파괴해버렸습니다.


※ 단어 사전

에루(일루바타르) 유일자로써, 아이누를 창조하고 에아를 창조했다.
아이누 거룩한 자라는 뜻으로, 일루바타르에 의해 최초로 창조된 존재들.
멜코르 힘으로 일어선 자라는 뜻으로, 일루바타르가 창조한 아이누 중의 하나. 탐욕적이고 시기심이 많으나 힘은 가장 강력하다고 한다.
발라 세상의 권능이라는 뜻으로, 일루바타르의 환상을 보고 매료되어 에아에 내려온 아이누 중에서도 위대한 자들.
에아 존재하는 세계라는 뜻으로, 가운데땅이 속한 세계를 말한다.
아르다 땅의 나라라는 뜻으로, 발라들에 의해 창조된 세계.
지상을 통틀어 생각하면 좋으나 바다와는 구분해야 한다.
일루바타르의 후손 첫 번째 자손과 두 번째 자손으로 나뉘며, 전자는 요정 후자는 인간